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CEO단상]주택에도 '아나바다' 운동을

시계아이콘01분 37초 소요

[CEO단상]주택에도 '아나바다' 운동을 이봉형 주택관리공단 사장
AD

지난달 서울 살던 큰 딸 가족이 필자의 집으로 이사를 왔다. 같이 사는 게 어떠느냐는 권유를 했는데 두 내외가 썰렁하게 사는 것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사위와 딸이 흔쾌하게 동의해서 성사됐다.


그 덕에 우리 집은 사람사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손주 재롱 보는 재미도 크다.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아파트에 정착한 것은 2004년 봄이다. 그때만 해도 큰 평형 아파트를 너도나도 선호하던 때여서 장래에 크게 횡재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 40평형대에서 60평형대로 옮긴 이들과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제 이런 대형 평형의 집은 애물단지다.


주위를 둘러보면 본의 아니게 쓸데없이 큰 평형의 집을 소유해 애를 먹고 있는 경우가 많다. 처분하고 싶어도 팔리지는 않고 관리하기도 힘들다. 아이러니하게도 큰 평형일수록 실제 거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거의 대부분 부부만 산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로 공동주택 내부 구조를 변경해 2세대가 독립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다. 어차피 활용하지 않는 공간을 큰 부담 없이 주택구조를 변경해 임대할 수 있다면 많은 이들이 시도할 수 있다. 임대수입도 생기고 관리비도 줄일 수 있어서다. 공동주택이 임대주택으로서 활용되는 효과도 생긴다.


차기 정부는 철도부지 위에 인공지반을 구축하면서까지 임대주택을 지으려 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공동주택 세대 분리는 택지비와 기반시설 설치부담이 없이 임대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하우스푸어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도 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세대구분형 멀티홈 아파트 건설기준'을 마련해 이 같은 세대 분리형 주택을 활성화하도록 했다. 신규 건설 아파트뿐만 아니라 준공된 아파트도 적용이 가능토록 하면서 규제도 대폭 완화하고 거주세대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토록 설계기준까지 보완했다.


이로 인해 구조변경 가능한 아파트의 세대 규모 제한이 폐지되고 임차가구의 면적상한이 사라졌다. 임차가구에 대한 독립된 현관과 1개 이상의 침실, 개별 부엌 및 욕실 설치, 별도의 전기ㆍ수도ㆍ가스 개량기 설치도 가능해졌다. 주차장 등 부대ㆍ복리시설의 설치의무도 완화했다. 기존 아파트는 리모델링 행위허가를 통해 이런 세대 분리를 가능하게 했다. 제도의 남용에 따른 시설물 안전 및 주거여건 악화를 막기 위해 어쩔수 없는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리모델링 행위 허가를 받으려면 같은 동 입주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세대 분리를 하기 위해 구조 변경을 시도하려는 소유자가 '행위허가 조건'을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결론이 자연스레 나온다. 개인이 추진하기에는 벽이 높은 셈이다.


따라서 양호한 주거여건 확보를 위해 단지별 또는 동별 구조변경 가능세대의 총량을 정하고 개별 세대는 건설기준에 맞게 시공하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지자체에 사전ㆍ사후 승인을 받도록 해서 안전 등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할 필요도 있다. 기술적으로 다양한 평면을 개발해 이를 지원하고 맞춤형 경량 자재 개발을 촉진하면서 소요비용을 장기 저리로 융자해 주는 것은 지원책으로 볼 수 있다.


주택공급을 위한 정부와 민간의 공동 노력으로 총량으로는 이미 주택보급률 100%를 초과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신규 공급이 필요치 않은 것은 아니다. 이제는 택지에 쓰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존 주택을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할 시기다. 이젠 주택에도 '아나바다(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운동을 펼쳤으면 한다.


이봉형 주택관리공단 사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