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의 월가와 경영진들이 유럽 지역에서 모든 금융거래에 세금을 징수하는 이른바 ‘토빈세’ 도입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14일 유럽지역내 토빈세 도입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토빈세가 도입되면 연간 300억~350억 유로가 거둬질 것으로 예상됐다.
토빈세 도입안에는 뉴욕과 런던, 홍콩을 포함해 유로존이 아닌 지역에서 발생하는 금융거래에 탈세를 붙잡을 수 있는 탈세 방지책이 담겼다.
EC는 이번 도입안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자신만만하지만, 대형 투자은행을 비롯한 영국과 룩셈부르크 등 토빈세 도입을 거부한 일각에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 등 9개 국가가 유럽의 토빈세 도입을 강행하면 일부 EU 정부와 대형 금융기관이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영계 연합인 상공회의소와 미 금융기관단체인 파이낸셜 서비스 포럼은 최근 EU 세금위원회 알기르다스 세메타 의원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글로벌 금융거래에 일반적인 징수”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 것은 세금 역사상 기발하고 일방적인 이론”이라며 “전례가 없을 뿐 아니라 존재하는 규범과 국제 세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썼다.
유럽에서 처음 도입되는 ‘토빈세’는 1970년대 통화 거래에 글로벌 세금을 도입하자고 주장한 제임스 토빈의 이름을 땄다. 그는 주식과 채권 거래에 0.1%, 파생상품 거래에는 0.01%의 세금을 부과하자고 주장했다.
영국 법률회사 마이어 브라운의 변호사인 알렉산드리아 까르는 “도입안이 치외법권까지 확대되다면 토빈세 도입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악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벨기에와 독일, 에스토니아, 그리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실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은 토빈세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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