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미국의 대형 PC제조업체 델이 창업주와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에 244억달러(26조4860억원)의 가격으로 매각됐다.
델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델은 5일(현지시간)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와 함께 회사 지분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번 거래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마이클 델은 "이번 매각으로 델과 고객들은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델은 비상장사로 전환된다. 이번 매각 결정으로 델의 기존주주들은 한 주당 13.65달러를 받게 된다. 이는 델이 인수합병 소식이 돌기 전 11일 당시의 종가 10.88달러에 비해 25%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가격은 지난 52주간 최고 주가 18.36달러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2000년 3월 30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가 53.9375달러에 비해서는 76% 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번 거래는 차입매수거래(LBO)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방법은 매수자금의 대부분을 인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이 자금을 빌려줬다.
상장폐지가 확정됨에 따라 이 방식을 통하면 델의 창업자인 마이클 델은 주가나 배당 등을 신경 쓰지 않은 채 델의 회생에 만 집중한 경영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클 델 CEO의 편에 실버 레이크와 MS가 우군으로 나서기는 했지만, 델의 앞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모바일 컴퓨터 산업이 빠르게 떠올라 PC 업계를 대체하고 있는 시장 환경 속에서 델의 생존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델이 상황이 호전되기 위해서는 "시간, 투자,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이번 거래로 델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으로 예상했다. S&P의 마르타 톨 리드 애널리스트는 "델의 신용등급이 BB(투자부적격) 이상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B 등급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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