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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규제 '제로'...프놈펜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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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가 희망이다⑥] 베트남이 되고픈 캄보디아<上>

[아시아경제가 희망이다⑥] 베트남이 되고픈 캄보디아<上>
임금 수준, 중국·베트남 3분의 1
매년 1만가구 씩 수도로 이동
동남아진출 거점도시 활용도 높아

외국기업 규제 '제로'...프놈펜이 떠오른다 캄보디아 프놈펜 시내의 모습. 도로에는 오토바이가 넘쳐나고 있다. 오토바이 뒤로 초고층빌딩들이 건립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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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1인당 GDP 945달러 최빈국 '캄보디아'의 날갯짓이 시작됐다. 맞붙은 태국과 베트남의 경제적 비상이 주는 열등감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같은 열망에 한국기업들도 캄보디아에 둥지를 틀고 경제 도약의 끈을 함께 당기기 시작했다.

◆경기침체에 움츠린 캄보디아= 캄보디아 프놈펜 국제공항에 닿자 눈에 띈 것은 사람들이었다. 공항이 공원 같았다. 공항 앞에 진을 친 사람들은 캄보디아에 막 닿은 이방인들에게 탈 것을 제공하거나 물건을 팔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구경 나온 사람들이었다. 캄보디아의 대표적 제조업인 봉제업의 최저인건비는 73달러로 항공여행은 부유층이나 향유할 수 있는 것이었다. 차라리 전기 사정이 좋고 깨끗한 공항이 이들에게는 좋은 쉼터였다.


공항에서 캄보디아 시내로 들어가자 여느 동남아와 비슷하게 오토바이들이 도로를 점령하고 있었다. 차들 사이로 오토바이들이 지나쳐 갔다. 차량은 중고차가 대다수였다. 일본차들이 점령한 도로에서 간간이 현대차의 모습도 지나쳤다. 캄보디아 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2000cc급 신형 자동차의 가격은 1억9149만8000KHR(4만6700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5000만원이 넘는 돈이다. 현지 제작사가 없다 보니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가격은 더욱 뛸 수밖에 없다. 차를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부의 상징인 이유다.

병원, 학교, 관공서 등 프놈펜 시내에 큰 건물 앞에는 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전 국왕의 영정사진이 걸렸다. 그는 19살의 나이로 국왕에 올라 89세로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 식민통치, 베트남전쟁, 크메르루주의 학정 등 캄보디아의 굵직한 현대사의 중심에 선 핵심 인물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갈리지만 그를 추도하는 마음은 시내 곳곳에서 느껴졌다.


시내를 관통하면서 눈에 띄는 것은 짓다가만 초고층빌딩이었다. 을씨년스럽게 콘크리트 몸뚱어리를 드러낸 유령 건물은 말 못할 사연을 얘기하는 듯 했다. 택시기사는 한국기업이 남긴 유산이라고 답했다.


대한투자신탁과 부동산개발회사 연우가 '캄보디아에서 제일 높은 건물'을 목표로 짓다가 사업비를 감당하지 못해 2010년 9월 공사를 중단한 '골든타워42'였다. 또 한일건설은 프놈펜내 주거복합신도시 '캄코시티' 공사를 진행하다 200억원 가량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공사를 중단했다. 이외에도 캄보디아를 황금의 땅으로 여기고 진출했던 우리나라 건설업체 10여곳은 대부분 이곳에서 빠져나간 상태였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 후 속속 진출했다. '캄보디아의 스카이라인은 한국이 그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대부분의 대형프로젝트는 한국 건설사들이 차지했다. 부동산값도 크게 치솟았다. 그러나 2008년 바다 건너 머나먼 땅인 미국에서 닥친 금융위기의 여파는 매서웠다. 한국의 건설업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자 캄보디아 사업장을 정리하는 건설사들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외국기업 규제 '제로'...프놈펜이 떠오른다 프놈펜 시내에 흉물처럼 자리잡은 초고층빌딩의 모습. 한국 건설사들은 캄보디아에 진출했다가 금융위기를 맞고 속속 빠져나갔다.


◆'포스트차이나' 꿈꾸는 캄보디아= 캄보디아는 현재 이처럼 1차 투자 붐이 깨져나간 틈 사이로 최근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포스트 차이나'의 한 곳으로 캄보디아가 적당하다고 판단한다.


먼저 18만1035㎢ 규모 영토(남한 1.8배)의 70% 이상이 평지이며 인구의 70%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업과 식량산업에 적합하다.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의 3분의 1 수준에 인력을 구할 수 있다는 점도 '포스트 차이나'를 찾고 있는 제조업체들에게는 희소식이다.


경제 사정이 비슷한 라오스나 미얀마와 비교할 때 인프라 설비가 갖춰져 있으며 외자에 대한 출자 제한 등의 규제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액 외국자본으로도 캄보디아에 진출할 수 있다. 외국인이 주식 1%만 갖고 있어도 외국기업으로 분류돼 투자의 제한이 따르는 미얀마 등과는 대비된다.


태국과 베트남으로의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미 태국과 베트남 등지에 법인이나 지사 구축이 이뤄진 경우 캄보디아를 연계한 대형 해외법인 구축이 가능하다.


다만 국가 전체 인구수가 1495만2600여명으로 서울시 인구의 1.5배 정도로 적다. 일할 인력이 부족하며 물건을 내다팔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현재 캄보디아에 자리잡은 제조업은 봉제업이 거의 유일하다. 약 700여개 업체의 수출액은 캄보디아 전체 수출액의 80%를 차지할 정도다.


최근 미얀마가 급부상 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경제사정이 엇비슷하지만 자원이나 인력 등이 풍부한 미얀마가 경제 개방에 나서면서 캄보디아는 선진국들의 투자 열풍이 식진 않을까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이광호 프놈펜 무역관장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제외하고 베트남과 태국 등지가 동남아의 선두주자라면 캄보디아는 라오스, 미얀마 앞에선 중간 주자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 미국, 일본 모두 미얀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지만 미얀마가 이들의 투자 자금을 실제로 소화하기 위해 법제, 인프라 등을 구축하는데 3~5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는 이미 외국인 투자 환경 자체가 갖춰진 만큼 이 기간 동안 투자 자금을 잘 유치해야 발전의 기틀이 잡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기업 규제 '제로'...프놈펜이 떠오른다 현대엠코는 한국 건설사 중 유일하게 초고층빌딩 건립에 나서 완공까지 마쳤다. 현대엠코가 지은 암코빌딩 모습.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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