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어에는 의외로 '성적(性的)' 유희가 많다.
미국 골프장을 혼자 방문한 한국 남성골퍼가 아름다운 백인여자에게 다가가 "저하고 한 번 라운드하시겠습니까?(Would you like to play around with me?)"하고 정중히 요청을 했다. 이 말을 들은 여인은 몹시 화가 나서 "노, 땡큐!"라고 하며 돌아서 버렸다.
영문을 모른 한국골퍼는 어안이 벙벙했다. 라운드를 요청할 때는 "play a round with me"로 부정관사 'a'를 띄어 발음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 남자가 한 말은 '나와 함께 자자'는 생뚱맞은 뜻이다.
앞 조가 4명인 여성골퍼들이 슬로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 뒤 조의 남성골퍼가 참다못해 두 번째 샷을 하고 걸어가는 여성조 방향으로 티 샷을 날린 뒤 공을 조심하라고 '포어(fore)!'라고 외쳤다. 앞 조 여성들은 뒤에서 야한 말을 하면서 자신들의 플레이를 방해해 이미 화가 난 상태였는데 마침 '포어'라는 소리를 듣자 곧바로 남자골퍼에게 달려가 따졌다.
"우리더러 '창녀(whore)'라고?" 두 단어는 발음이 매우 유사해 잘못하면 경고성 외침 '포어'가 '호어'로 들릴 수 있다. 또 티 샷한 공이 하늘높이 올라간, '스카이 볼(sky ball)'을 외국골퍼들은 '엔젤 레이퍼(angel raper)'라고 표현한다. 천상에 있는 천사를 범하는 즉 '간음하는 볼'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그린에서 퍼팅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네버 업 네버 인(Never up, never in)'이다. '홀에 못 미치면 들어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성 골퍼들과 동반라운드를 하면서 'up'과 'in'을 강하게 발음하면 남자의 성기가 업(up) 되지 않으면 여성의 성기에 인(in) 할 수 없다는 뜻으로 변용된다.
로프트가 큰 클럽으로 공을 높이 띄우는 샷을 '롭 샷(lob shot)'이라고 하는데 이를 '러브 샷(love shot)'으로 발음하면 '사랑의 탄환'이 된다. 남녀가 서로 팔을 꼬면서 술마시는 '러브 샷'은 콩글리시다.
일본 골퍼들은 그린 밖이나 벙커에서 친 샷이 홀로 직접 들어가면 '노 드로어즈(no drawers)!'라고 외치면서 좋아한다. 드로어는 여성 속옷, 이 상황을 영어로 표현하면 'Good chip in'이다. '노팬티'인 여성 성기로 공이 바로 들어갔다는 장면을 연상하며 만든 호색가들의 조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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