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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경제민주화는 기득권 세력의 탐욕을 막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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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우리나라의 모든 정책 결정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력이 있는데 이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이 또다시 재계에 대해 쓴소리를 날렸다. 시장경제의 논리를 벗어난 영향력은 한국 경제의 갈등 구조를 심화시킬 것이란 일침이다.

새 정부의 유력한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 전 위원장은 2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KITA) 최고경영자(CEO) 조찬 강연회에서 "한국 경제는 실질적으로 시장경제 체제 하에서 이뤄지고 있지 않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본주의의 위기가 이권을 가진 집단의 탐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의 내부자 거래나 일감 몰아주기, 가격 후려치기 등이 이런 탐욕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각 경제 주체들이 알아서 조금씩 자제해주면 정부가 큰 소리 낼 필요가 없는데 그게 안되니 정부가 제도적으로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항상 강조해 왔던 경제민주화의 취지다.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제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드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전 위원장은 "한국 국민이 갖고 있던 역동성이 점차 줄어가고 있다"며 "과거 압축성장과 정치 민주화를 이뤄 왔는데 그동안 쌓여 있던 경제·사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실의에 찬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능력 있는 인간으로 키워보자 해서 새 부서 만들어 5년 동안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한국 경제는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결과로 압축성장을 이뤘지만 그로 인해 발생한 부산물에 대해 한번도 제대로 정리한 적이 없다"며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기업들의 저항에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일본 경제를 답습했던 한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정부 정책의 독립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경제를 오늘날 평가할 때 정부 관료들이 재계 및 자민당과 공동 협력을 통해 운영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과정에서 일본 경제의 취약성은 점점 더 심화될 수밖에 없었고, 독단적으로 정부가 정책을 실행하는 게 아니라 항상 재계·정치권과 타협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더이상 중화학공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중화학공업 자체가 머지않아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5개년 계획으로 연구개발(R&D)비로 1조5000억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는데 한국의 기술 우위가 과연 지속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변화를 어떻게 따라갈 것인지 차기 정부가 철저하게 인식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무엇보다 현 세계 및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주문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처럼 현실에 대한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내세워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막연히 잘되겠지 하면 인식으로는 정책을 달성할 수 없다"며 "현 경제 상화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도한 복지 논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김 전 위원장은 "복지의 개념을 너무 광범위하게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복지를 실행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불필요한 정부 예산을 7~8% 가량 줄이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근 기업들의 우려가 큰 환율 문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일본이 지나치게 저환율 정책을 유지하면서 일본 경제의 파행을 초래한 반면 독일은 환율 변동성에 잘 대처하면서 현재의 자리에 올랐다"며 "국내에서 정책적 노력으로 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환율을 지나치게 염려하며 일시적 요행을 바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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