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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재개발… ‘머리 굴리는 소리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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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은 입찰조건 낮추고 건설사는 돈되나 재고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내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장들의 시공사 선정작업이 분주해졌다. 사업성 악화로 건설사들이 외면하는 곳이 늘고 있는 가운데 조합들은 입찰조건을 낮추는 등 사업속도 높이기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알짜 사업장을 잡기 위한 건설사들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사업조건을 놓고 조합과 건설사간의 눈치보기가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사 선정이 무산됐던 정비사업장들이 일제히 사업정상화에 나섰다. 포문은 서대문구 홍제동 270일대를 재개발하는 '홍제3구역'이 열었다. 이곳은 기존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본계약을 앞두고 조합과 공사비 증액 문제로 마찰을 겪으며 시공사 교체에 나선 곳이다 이달 초 진행한 3차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SK건설, 태영건설, 한라건설 등 4개사가 참여했다. 조합은 유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입찰보증금 20억원을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제출하도록 자금 부담을 줄였다. 경쟁입찰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서울 재건축·재개발… ‘머리 굴리는 소리만 커진다’ 오는 2월 새 입찰공고가 나갈 예정인 사업비 1조원 규모의 고덕주공2단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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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구산1구역도 새 시공사 찾기에 나섰다. 11일 진행한 현장설명회에는 KCC건설과 태영건설이 참여했다. 구산동 177일대에 아파트 620가구를 신축하는 것으로 입찰마감일은 2월12일이다. 이곳 역시 2008년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뒤 사업 진행에 나섰지만 공사비 증액으로 계약이 해지돼 재선정에 나선 사업장이다.


15일 진행된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사는 물론 태영건설, 반도건설 등 중형사까지 모두 13곳이 참여했다. 지난해 진행된 현장설명회에 9개사가 참여했던 것보다 관심도가 더 높아졌다. 기존 시공사인 벽산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조합이 시공사 교체에 나선 곳이다.

총 사업비만 1조원이 넘는 고덕주공2단지는 2월 중 새 입찰공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고덕주공2단지는 확정지분제 방식 고수와 조합원들이 건설사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입찰을 희망하면서 건설사로부터 일제히 외면받았다. 이에 조합은 현재 분양가 인하 등 일부 조건을 재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동작구 상도독 대림아파트는 수의계약 체결을 준비 중인 곳이다. 기존 시공사와 갈라선 후 최근 임시총회에서 경남기업과 수의계약 체결을 진행했지만 대형사 브랜드를 선호하는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평형대 조정 등이 마무리되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설 것이라는게 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경기권에서는 과천주공2단지 등이 대기 중이다. 28일이 입찰마감으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롯데건설 등 7개사가 참여했다.


하지만 올해도 유찰사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분양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다 책임을 놓고 조합과 건설사간 이견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어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정비사업지들이 중대형 평형을 줄이는 등 사업성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미분양에 대한 부담이나 공사비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건설사 부담으로 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사업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참여를 꺼릴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침체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 역시 건설사로서는 더이상 남는 장사가 아니다"며 "선별수주가 대세인 상황에서 사업방식에 대한 건설사와 조합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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