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Chief Executive Officer의 줄인 말로 최고경영자를 의미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이가 CEO에 등극하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좋은 기업가가 될 수 있을까. 또 존경받는 경영자 반열에 오르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 흥미롭게도 이것에 대한 답은 CEO라는 세 글자에 그 비밀이 내포되어 있다.
먼저 최고경영자가 되는 기초 공식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 공식은 ‘C+E< O’ 로 요약된다. C는 Cost(비용), E는 Effect(노력), O는 Output(성과)을 의미한다. 재정과 시간 같은 비용에 열정의 노력 등이 더해진 결과 합계 보다 오른쪽에 있는 성과 값이 더 커야 한다는 의미다.
사업을 하다보면 실패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지만, 승부를 내야 할 중요한 사업 현안에 대해서는 왼쪽보다 오른쪽 값을 더 크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야구도 열 번 중 세 번만 안타를 쳐내도 우수한 타자라고 하지 않는가. 한마디로 ‘능력’을 검증 받는 이가 CEO 자리에 오르게 된다는 의미다.
물론 예외도 있다. 오너 2~3세라면 앞서 기초 공식에 상관없이 최고 자리에 얼마든지 오를 수 있다. 다만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자녀가 최고 자리에 올랐을 때, 선대에서 일군 기업을 순식간에 무너지게 하는 리스크는 매우 크다.
그러나 능력을 인정받아 최고 위치에 오르더라도, ‘좋은 CEO’로 평가받는 것은 전혀 별개 문제다. 한마디로 ‘능력있는 CEO≠좋은 CEO’이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좋은 기업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앞서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한 문장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CEO’s를 만족시키는 CEO’. 후자의 CEO가 ‘최고경영자’를 뜻한다면, 전자의 CEO’s는 Customer(고객), Employee(내부직원), Officer(임원) 그리고 주주(Stockholder) 그룹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고객, 내부직원, 임원 그리고 주주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좋은 CEO’로 평가받기에 충분하다는 의미다. 중요한 것은 앞서 네 그룹이 동시 상영 격으로 골고루 만족해야지, 고객만족이란 명목으로 직원들을 쥐 잡듯 하거나, 주주 이익을 등한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좋은 CEO의 조건을 갖췄다고 해서 ‘존경받는 기업가’가 되는 것은 또한 아니다. 좋은 경영자에게 존경받는 기업가가 되려면 한 단계 더 높은 것이 요구된다. 이실직고 하면 300여 명의 국내외 CEO를 인터뷰해 본 필자 역시 어떤 요건을 갖춰야 존경받는 CEO되는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지는 지금도 물음표다. 다만 기초적으로 Clear(윤리), Energy(열정), Open(개방) 이 세 가지정도는 최소한 갖춰져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의미는 이렇다. 먼저 존경받는 최고경영자가 되려면 스스로 책잡힐 일 없이 깨끗해야 한다. 실적은 뛰어나도 개인 비리와 부정행위로 그동안 쌓아올린 좋은 이미지가 종국에 몰락하는 불행한 CEO를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기업가에게 성인군자 같은 도덕성을 요구하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내부직원이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혀끝을 차며 손가락질을 받을만한 나쁜 행동을 해서는 존경과는 거리가 멀다.
또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CEO가 되려면 자신의 긍정과 희망, 열정의 에너지를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더 웃고 행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큰 관점에서 본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시 여기에 속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역시 근본적으로는 최고경영자의 철학이 투영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최고경영자는 누구에게나 소통을 통한 열린 마음의 태도를 견지해 있어야 한다. 영어 단어 ‘General’은 ‘일반적인’이라는 뜻도 있지만 사령관이나 장군 같은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은 열린 마음으로 누구에게나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치우침 없이 전체를 통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도 경청할 수 있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새해가 되면 어느 때보다 최고경영자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 많아진다. 이왕이면 좋은 경영자 더 나아가 존경받는 기업가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 남기를 희망한다면 ‘CEO’ 글자에 담긴 의미를 깊이 새겨보는 것도 한번쯤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이 이 글을 읽는 바로 그대였으면 더욱 빛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해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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