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환율변동성이 확대하면 스무딩 오퍼레이션(환율 미세조정), 외환건전성 조치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이 같이 말하며 "자본시장이 투기적 동기에 의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정부가 당연히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환율 수준이 아니라 변동폭이 지나치게 큰 것을 조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가 최근의 엔저 현상에 대해 직접 개입성 발언을 한 것을 이례적이다. 그는 그동안 환율문제에 "중앙은행 총재는 환율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껴왔다.
하지만 최근의 엔화 환율을 언급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것은 엔저ㆍ원고 현상의 심각성을 더 크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ㆍ엔 환율은 지난 11일 100엔당 1200원 선이 붕괴해 현재 1100원 선에 머물러 있다. 1200원 선이 깨진 것은 2010년 5월 이후 2년 반 여 만에 처음이다.
또 김 총재는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발 맞춰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금융정책, 재정정책 등은 같이 갈 때 효과적"이라며 "물가를 고려하며 (새 정부의 정책과) 최적의 조화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4.0%가 다소 안 되는 수준이라며 내년 초반이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는 중소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며 내수의 성장기여도가 수출의 기여도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저출산ㆍ고령화 문제에 대해서 "전향적ㆍ개방적 이민정책을 통해 사회 활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놓기도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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