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IBK기업은행은 임직원 2100여명에 대한 승진 및 이동 인사를 단 하루에 끝내는 올해 상반기 '원샷 인사'를 단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1월과 7월에 이어 세 번째인 기업은행의 '원샷 인사'는 현재 외환은행과 국민은행 등 타 은행으로도 번져, 은행권 인사 문화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최근 기간제 계약직 1132명을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 계약직으로 일괄 전환해 은행권 인사에서 선제적 행보를 보였던 기업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젊은 세대를 대거 충원하는 과감한 세대 교체를 단행했다. '장기 저성장 시대'라는 위기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본부 부서장의 평균 나이는 51세에서 49세로 약 2살 가량 젊어졌다.
총 50명인 본부 부서장 중 40대의 비중을 기존 12명(24%)에서 19명(38%)으로 대폭 늘렸고, 리스크총괄부와 기업지원부 등 주요 보직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수준인 40대 팀장을 지점장 발령없이 곧바로 부서장에 승진 배치했다.
지역본부장 인사에서는 이번에 신설된 경동지역본부를 포함해 전체 18개 지역본부 중 절반 이상인 10개 지역본부를 대폭 교체했다.
신규 보임된 10명의 지역본부장은 그동안 현장에서 탁월한 영업력을 보유한 지역전문가와 추진력·기획력이 탁월한 마케팅 전문가로 엄선됐으며, 지역본부장 평균 나이도 55세에서 54세로 한 살 정도 낮아졌다.
이 중 김성미 반월중앙지점장은 '드센 공단 지역에서 여성은 무리'라는 불문율을 깨고,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경영으로 탁월한 실적을 이룬 점을 인정받아 남중지역본부장으로 승진·임명됐다.
또 중국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해외 진출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소해주는 등 현지 중소기업들의 신망이 두터운 이근섭 텐진지점장도 지역본부장급으로 승진시켜 중국법인장으로 선임했다.
중소기업 밀집 지역으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충청·호남지역의 경우, 현장 밀착형 금융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충청?호남사업본부를 신설해 부행장급으로 격상시켰다.
신설된 사업본부장에는 기업은행 입행 이후 30여년간 호남지역 영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어 '영업통'으로 정평이 난 김석준 호남지역본부장이 신임 부행장으로 승진·임명돼, 지역경제 활성화의 임무를 맡게 됐다.
이밖에 부행장급 인사에서는 본부부서와 영업점을 두루 거쳐 시야가 넓고 아이디어가 풍부하며, 특히 지역본부장 보임 이후 탁월한 경영성과를 거둔 양영재 부산·울산지역본부장이 신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에 승진·임명됐다.
최근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금융소비자 보호' 분야의 한발 앞선 대응을 위해 각종 민원 처리와 소비자 보호업무를 통할하는 금융소비자센터를 신설하고, 내부 통제의 엄중하고 강력한 관리를 위해 준법감시인을 새로 선임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다'는 기업은행의 인사 원칙은 이번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먼저 청원경찰 출신으로 지난해 7월 4급에 발탁 승진된 김용술 과장(51, 등촌역)이 이후 6개월 간 무려 4차례나 '신규고객왕'에 오르는 등 모두 10차례나 '신규고객왕'을 차지하는 입지전적 영업성과를 거둬 6개월 만에 다시 출장소장(3급)으로 발탁 승진했다. 이는 통상적인 승진 기간을 8년 이상 단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창구텔러로 입행해 정규직으로 전환된 후 쉽지 않은 외환업무를 마스터해, 영업점 직원을 가르치는 현장 교수로 맹활약하는 등 '외환 고수'가 된 권인영 계장(35, 삼성동)이 통상 일정보다 2년 앞서 승진의 기쁨을 맛봤다.
또 보일러공 출신으로 정규직 전환 뒤 주경야독을 통해 총 5개의 금융자격증 취득과 책임자 시험 합격 등 남다른 자기개발 노력을 해온 정길수 대리(45, 개금동)를 4급 과장으로 승진시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젊은 부서장을 대거 충원한 것은 물론, 혁신적인 차세대 경영진을 발탁 기용했다"면서 "과감한 세대교체를 통해 장기 저성장 시대라는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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