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주택과 주식시장에 이어 이제는 미국 대학에서 거품이 붕괴될 것이라고 포브스가 최근 보도했다.
포브스는 그동안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왔던 과도한 학자금으로 인해 대학의 학생 등록률이 뚝 떨어졌고 이 때문에 대학들도 자연스럽게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학생 등록률이 하락한 미국 대학의 비율은 무려 41%를 기록했다. 학자금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학생들이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수업료 상승률은 오랜 기간동안 물가 상승률과 가계 소득 상승률을 웃돌았다. 그 결과 현재 학생들이 대학에서 교육을 받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은 한 세대 전에 비해 4배로 급증했다. 학생들은 졸업식을 할 때 평균 2만5000달러의 빚을 지는 상황이 됐다.
경기마저 부진하면서 대학 졸업장이 훌륭한 직장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신화는 깨지고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 투자가치가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품기 시작한 것이다.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률이 떨어지는 것이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 최근 여느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하는 등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오판이라며 오히려 행정관리 조직이 급팽창한 것이 대학의 문제라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최근 대학은 대학 본연의 역할에서 교수나 연구원보다는 행정관리 부문 인력을 더 빨리 늘리고 있다.
매년 급증한 수업료와 등록금도 교수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행정관리 인력들에 돌아가고 있다. 1990년대 이후 학생 1인당 행정관리를 위해 쏟아부은 비용이 66% 늘어난 반면 학생 1인당 교육을 위한 비용 지출은 고작 39% 증가했다.
지난 2010년 골드와터 인스티튜트는 몇몇 대학들이 최근 몇 년간 교수 숫자를 줄이는 동안 오히려 행정관료 조직 인력을 늘려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종신 교수(tenured professors)로부터 수업을 받은 학생 비율은 40%에도 미치지 못 했고 대부분은 조교나 전임 강사, 부교수로부터 수업을 듣는 실정이다.
수업료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수업료가 대학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낮다. 여전히 연방정부나 주정부의 지원이나 기부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이다. 이는 대학이 학생들만 생각할 수 없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적자에 시달리는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에 대한 지원도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교육의 질에 대한 학생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때문에 포브스는 대학이 미국 자동차나 항공 산업처럼 구조조정의 과정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브스는 비용은 높은데 그 가치는 낮고, 부채 부담도 상당해 현재 미국에서 대학만큼 사업 구조가 악화된 산업이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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