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라 기자]
전남대·전북대, 충남대·충북대, 경남대·경북대 앞글자 동일
전북대학생 ‘북대 말고 전대, 학교이름 바로부르기’ 캠페인
‘지역 대표’ 자긍심 문제…혼란 피하려 공식명칭 부르기도
전대는 전남대를 칭하는 말일까? 전북대를 칭하는 말일까? 그럼 경대는 경남대를 칭하는 말일까? 경북대를 칭하는 말일까? 충대는 충남대, 충북대 중 어디? 아마도 자신이 졸업한 학교가 어느 곳이냐에 따라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양 대학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줄임말을 놓고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앞 글자를 쓰는 학교가 좀 더 우위에 있을 것이라는 근거를 알 수 없는 오랜 선입견 때문이다.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전북대 학생들이 직접 들고 일어났다.
지난해 4월부터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 스스로가 전북대를 북대 말고 전대로 칭하자”라는 내용의 ‘학교이름 바로부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
이들은 ‘전북대를 줄여 부르면 전대입니다’라는 홍보물을 배포하거나 교내 전광판에 문구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홍보팀 관계자는 “지역에서 전북대를 비하하는 뉘앙스로 가운데 글자를 써 ‘북대’로 불렀다”면서 “학생들이 대학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지역 대표 대학이라는 위상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시작한 캠페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지켜보는 전남대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적잖이 신경을 쓰는 눈치다.
홍보팀 관계자는 “예전에 전북대가 한 매체에 홍보 기사를 냈을 때 ‘북대를 넘어 전대로’라는 제목을 쓴 걸 봤으며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도 “워낙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전대=전남대’가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임말 논쟁’은 비단 전북대-전남대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디시인사이드나 네이버 지식인 등에서는 경대와 충대의 진정한 주인을 묻는 게시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으며 댓글을 통해 설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디시인사이드 글을 통해 “여러 경대가 있지만 인지도면에서는 경대(?)가 가장 높으니 경대=경북대로 '굳히기'도 같이 하는게 어떠냐”면서 “KNU도 강원대, 경남대, 강남대 다 가능하지만 검색해보면 경북대가 대부분인 것처럼 경대도 동시에 밀어붙이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남대 홍보팀 관계자는 “부산의 경성대도 있고 경북대도 있어서 혼란스럽기 때문에 학생들끼리도 되도록 경대란 말을 쓰지 않고 경남대라고 칭한다”고 밝혔다.
충남대와 충북대 중에서는 ‘충대’ 사용권에 있어 충남대가 조금 우세한 입장.
충남대 관계자는 “대전지역에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충대라고 부르지만 충주 쪽가서 충북대를 충대라고 칭하는 얘기를 들으면 어색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충남대를 졸업한 나와 충북대를 졸업한 아내는 서로 우리학교 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충북대 관계자는 “충대라고 그러면 충남대랑 부딪히는 부분이 있어서 충북대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bora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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