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가 뭐냐… 성과 없으면 철수도 각오하라"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LG전자가 가전사업을 담당하던 신문범 사장을 중국법인장으로 발령한데 이어 '중국사업일류화'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중국 관련 사업 전면 검토에 나섰다.
2년간 1%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는 휴대폰ㆍ스마트폰이 핵심 대상이다.
26일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신문범 사장이 중국법인장으로 선임된 이후 중국법인과 본사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TF를 꾸려 본사 방침을 중국법인으로 전달하는 한편 2년간 1%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휴대폰 사업에 대한 대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1월 하반기 '업적보고회'를 마친 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주요 사업이라고 해도 성과가 없는 사업은 철수하거나 회생할 수 있는 전환점을 찾아내라"는 주문에 이은 것이다.
구 회장은 수년간 성장이 정체돼 있는 일부 해외법인의 사업에 대해 과감한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휴대폰 사업이다. 2년째 시장 점유율 1%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LG전자가 중국 휴대폰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대두된 바 있다.
중국법인을 맡은 신 사장은 중국 휴대폰 시장 철수 대신 강화를 선택했다. 해외영업담당과 인도마케팅을 총괄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신 사장은 중국 휴대폰 시장의 전환기를 노리기로 결정하고 이에 따른 영업, 마케팅 전략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수년간 LG전자는 스마트폰의 급격한 보급 속에서도 중국 시장에선 일반 휴대폰이 한동안 인기를 끌것으로 여겨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중국 시장 역시 일반 휴대폰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스마트폰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2010년 중국 시장에서 71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2011년에는 410만대로 급감했다. 올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100만~200만대 사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부터 1%를 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 휴대폰 시장은 지난 2010년 2억1260만대에서 2011년 2억5510만대로 증가했다.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전체 시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LG전자만 거꾸로 간 셈이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최초 전환기는 놓쳤지만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면서 "중국은 현재 3세대(3G)에서 4세대(4G) 통신 기술인 TD-LTE로의 전환기에 있기 때문에 이 기회를 노려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이동통신사들도 내년부터 4G 망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 정부 역시 중국 독자 통신 기술인 TD-LTE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돼 LG전자가 반전의 기회를 노리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다.
영업망 구조조정도 나섰다. 일반 휴대폰 영업을 담당하던 인력들을 재배치해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제품 수도 크게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위주로 제품군도 조정한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는 중국 현지 업체와의 경쟁을 최소화 하겠다는 것이다.
TD-LTE 전환기를 노린 LG전자의 선봉은 '구본무폰'으로 불리던 '옵티머스G'가 맡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옵티머스G'의 통신 방식을 TD-LTE로 바꿔 내년 상반기 중 내 놓는다. 이와 함께 중국 시장에 특화된 프리미엄 제품들을 선보이며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립할 방침이다.
명진규 기자 aeon@
권해영 기자 roguehy@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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