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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의 군사분계선, 최근거리 대치… ‘판문점’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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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1사단·JSA 군 장병 위로방문
도끼만행사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등 역사적 현장 시찰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10cm 높이 콘크리트 벽을 사이로 다른 군복, 다른 표정의 군사들이 서로를 경계한다.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방탄헬멧을 눌러 쓴 남측 병사의 모습에서 긴장감이 맴돈다.

멀리 북측 판문각 앞으로는 북한 병사 한 명이 망원경을 통해 남측의 동태를 주시한다. 털모자를 쓴 진갈색 군복 차림으로 크지 않은 키와 호리호리한 체격에 매서운 눈매를 가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판문각을 배경으로 한 사진촬영을 위해 자리를 옮겼고, 이내 북한 병사 둘은 이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어 보인다.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둔 남과 북의 대조적 풍경, 둘의 거리는 채 5m가 되지 않는다.

박원순 시장이 24일 연말을 맞아 최전방 1사단과 JSA(Joint Security Area, 공동경비구역) 군 장병 격려를 위한 위문길에 올랐다. 지난해 수도방위사령부를 찾은 후 두 번째 군 격려방문이다.

눈앞의 군사분계선, 최근거리 대치… ‘판문점’을 가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연말 군 장병 위로방문에 나섰다. 박 시장이 첫 목적지인 1사단 도라전망대에서 하창호 사단장으로부터 부대소개 등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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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넥타이에 푸른색 점퍼, 등산화 차림의 박 시장은 가장 먼저 1사단 도라전망대를 찾아 ‘1사단 장병여러분, 조국 수호의 간성입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그리고 사단에서 마련한 방상외피를 입었다.

1사단 전진부대는 1947년 우리나라 최초로 창설된 휴전선 155마일(약 250km)의 시작점에 위치한 부대다. 서부전선 최전방을 비롯해 GOP와 통일로, 자유로 등 수도 서울로 향하는 길목을 두루 관장하고 있다.


박 시장이 부대소개와 간단한 현황브리핑을 들은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개성까지의 거리는 불과 12km. 전망대 앞으로 드러난 DMZ(DeMilitarized Zpne, 비무장지대)의 광경에선 개성공단과 남북출입사무소 등이 희미하게 보일 뿐 사람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123개 업체, 북측 근로자 5만3000여명이 근무하는 개성공단을 제외하면 야간 시 불빛 하나 찾기 어려운 북녘의 땅이다.

이내 박 시장은 GOP 철책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남방한계선에 따라 설치된 2중의 철책과 그 위로 설치된 윤형철조망 등을 세심히 보고 만졌다. 초소에서 경계근무 중인 병사들에겐 손을 건네며 위로했다. 그렇게 철책을 따라 걸어 내려오길 약 1km, 위로 보이는 철책은 한 마리의 뱀이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이동하는 듯한 모습이다.


눈앞의 군사분계선, 최근거리 대치… ‘판문점’을 가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연말 군 장병 위로방문에 나섰다. 박 시장이 하창호 1사단장과 함께 GOP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


동행한 하창호 1사단장은 “책임져야 할 범위가 넓고 인원은 제한돼 있어 여러 가지 고충이 있다”면서도 “최전방과 수도 서울 수호를 위해 장병들이 사명감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사단장(님)이 설명을 너무 잘 해줘 이곳이 최전선이 맞는지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다”고 화답했다.

이어 1사단 12연대 1대대 병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박 시장은 장병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두 가지 약속을 전했다. 장병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이크를 잡은 그는 “혹한의 날씨에도 24시간, 365일 조국 수호에 여념이 없는 부대원들에게 1000만 서울시민을 대표해 감사하다”며 장병 도서 지원과 우수 장병 서울시 견학 등을 약속했다.

JSA 안보견학관을 찾은 박 시장은 판문점과 돌아오지 않는 다리 등 차례로 방문하며 남북 간 역사적 현장을 둘러 봤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당시 포로 교환이 이뤄졌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 앞으로 1976년 8월 18일 도끼만행사건의 발단이 됐던 미루나무를 표시한 비석이 서 있다.


도끼만행사건은 우리 측 3초소와 4초소 사이 위치한 미루나무가 경계시야를 방해해 가지치기 작업이 이뤄지던 과정에서 발생했다. 약 4분 간의 충돌로 남측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비극이었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박 시장은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곳곳을 살폈고, 함께 주둔한 지휘관, 미군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눈앞의 군사분계선, 최근거리 대치… ‘판문점’을 가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24일 연말 군 장병 위로방문에 나섰다. 박 시장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 앞에 설치된 녹슨 표지판을 가리키고 있다.


목포에서 신의주를 잇는 1번 국도 한 쪽으로는 남측 대성동과 북측 기정동 국기게양대의 모습이 들어온다. 100m 높이의 대성동 국기게양대에 가로 18m, 세로 12m의 태극기가 바람에 나부낀다.


바람으로 인한 마모로 두세 달에 한 번씩 국기를 교체하는 작업에 소요비용만 회당 200여만원, 북측의 국기게양대는 높이가 16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다.


판문점과 그 인근에서 논과 밭을 일구며 생계를 잇는 최전방 마을 대성동. 정전협정이 맺어진 동시에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 이 일대에서 생활하는 주민들은 총 48가구 210여명에 이른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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