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백화점 식품관이 불황속에도 두 자릿수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며 백화점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불황임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먹거리에 대해서는 소비를 덜 줄이고, '프리미엄 먹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식품관 단골 고객이 백화점을 한 번 방문했을 때 쓰는 총 구매금액이 식품관을 찾지 않는 고객의 2.3배에 이르는 등 중요 고객으로 떠오르며 백화점간의 물밑 전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분당점, 잠실점, 본점 등 주요 매장의 리뉴얼을 단행한 롯데백화점은 이들 점포의 식품관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리뉴얼 이후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매출은 25%, 잠실점, 분당점은 각각 28%, 21% 신장으로, 모두 20% 이상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 중이다.
특히, 프리미엄 식품관으로 바뀐 '식품 매장'은 눈에 띄게 고객 수와 매출이 신장했다. 리뉴얼 전 매장마다 계산을 해야 했던 대면 매장이었던 식품관이 카트에 담아서 한꺼번에 계산하는 슈퍼마켓 형태로 바뀌면서, 2배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잠실점은 식품관 내 슈퍼마켓의 매출 구성비가 10%이상 증가, 지역 아파트 상권 고객들의 식품 매장으로 자리 매김했고, 본점은 주변 오피스 상권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어, 퇴근 시간 이후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황우연 롯데백화점 식품 MD팀 팀장은 "식품관 리뉴얼 이후 눈에 띄게 고객들이 증가했다."며, "내년에 오픈 예정인 창원점 식품관을 비롯, 앞으로도 줄서서 기다리는 최고의 맛집, 글로벌 유명 브랜드 확대 등 식품관 업그레이드를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담동에 프리미엄식품관 SSG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역시 강남 부자들과 연예인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뜨거운 반응이 지속되고 있다.
오픈한 지 6개월로 접어든 이달 초 현재 평일은 일 1500명, 주말은 2000여명이 꾸준히 방문할 정도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것.
김낙현 신세계백화점 SSG푸드마켓 청담점장은 "다른 식품매장에서 만나기 힘든 상품들이 많아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주부들 사이에 입소문으로 푸드마켓이 위치한 강남구 청담동 일대 뿐만 아니라 노원, 상계, 한남 등 강남 외 지역에서도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2일 미아점 식품관을 리뉴얼한 현대백화점은 재개장 이후 월 평균 신장률이 평균 8.4% 신장하는 등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식품전용 조명을 강화하는 한편 소량과 소포장의 상품을 확대하고 즉석반찬ㆍ유기농 상품을 강화하는 등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박세훈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494는 지난 10월 5일 오픈 이후 강남 일대 주부과 젊은 이들 사이에서 꼭 거쳐야 할 맛집집결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고메이494는 획일적이던 백화점 식품관에서 탈피, 국내 최초 '그로서란트 [Grocerant = Grocery(마켓) +Restaurant(식음시설)]'라는 새로운 식(食) 문화를 제안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리뉴얼 이후 16일 현재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31% 신장했고 고객수 역시 1.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델리카 공간(델리ㆍ디저트ㆍ레스토랑)의 경우 미식가 사이에 뜨거운 입 소문이 나면서 방문 고객수가 2배 이상 가까이 신장했다.
서종원 갤러리아백화점 식품부문(F&B)팀 매니저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그로서란트(Grocerant)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크게 어필된 거 같다"며 "앞으로 쇼핑에 즐거움을 더하는 유기적 구성으로 고객에게 한발 더 가까이 가는 마케팅에 주력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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