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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대학생임대주택 “여럿이 함께쓰기 불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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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3인1실 줄이고 2인1실 공급확대키로.. 성공은 미지수


외면받는 대학생임대주택 “여럿이 함께쓰기 불편해요” ▲SH공사가 공급한 정릉동 소재 희망하우징 내부. 2인1실 구조로 54실 108명 모집에 70여명이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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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대학생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내놓은 다가구형 대학생임대주택이 외면받고 있다. 저렴한 임대료와 학교와의 근접성으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치와 거리가 멀다.

이유는 간단하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입주 자격을 얻더라도 여러명이 같이 거주해야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기존 3인1실 다가구형을 없애고 2인1실 위주로 공급하는 대안 검토에 나섰다. 인기가 되살아날지 결과가 주목된다.


4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11월 말까지 희망하우징(다가구형 대학생임대주택) 149실 모집에 단 35명만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률이 0.2대 1에 그쳤다.

희망하우징이란 SH공사에서 공급하는 대학생임대주택으로 원룸형과 다가구주택형으로 구분된다. 원룸형은 다가구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하는 것으로 지난 2월말 준공됐다. 지하1~지상8층 규모에 로비, 공동세탁실, 공동휴게소, 옥외정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구비했다. 다가구주택형은 SH공사에서 매입한 다가구·다세대주택을 방별로 공급하는 형식이다.


임대주택 8만가구 공급과 대학생 주거난을 해결하겠다는 취지의 희망하우징은 발표 당시에는 대학생들의 인기를 실감했다. 지난 2월 진행한 원룸형 희망하우징 54실(2인1실)과 다가구주택형 214실(1인1실) 모집에 1200여명이 몰리며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월 임대료가 저렴하니까 신청부터 해보자”는 학생들의 욕심이 앞섰다. 이들은 당첨 후 계약을 미루면서 공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서울시는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다가구 주택형 모집에 역량을 기울이면서 공실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올들어 공급된 다가구형 대학생임대주택 664실 중 실제 계약된 것은 463실에 불과하다.


SH공사가 노후된 다가구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한 첫 모델인 ‘정릉동 희망하우징(2인1실)’도 54실 108명 모집에 71명만이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거주 중인 학생은 60여명으로 각 실당 한 명씩만 입주한 셈이다. 일반 다가구주택을 활용한 희망하우징은 성과가 더 미진하다. 최대 3인1실로 방을 배정받고 거실과 화장실, 부엌 등을 같이 사용하는 형태여서다. 모르는 청년들이 공동생활을 하며 불편을 겪기보다 돈을 더 얹어 일반원룸에 거주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릉동 소재 L공인 대표는 “우리쪽에서 가진 매물이 없을 때에는 학생들에게 (희망하우징을) 추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이 불편을 호소한다”며 “원룸보다 좁지만 값이 저렴하고 개인생활이 가능한 고시원이 되레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기존 3인1실 다가구형을 없애고 2인1실 위주로 공급방식을 바꿀 예정인 서울시의 계획도 실효성이 있을지 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인보다는 불편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시설 보완없이 공급수만 늘리려는 계획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인근 J공인 대표 역시 “당장 거주할 곳이 필요한 저소득 학생들에게는 더없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학생들에게도 집은 쉴 수 있는 공간이어야한다”며 “공급에만 치중하기보다 최근의 가족구성 변화나 개인적인 행동 등의 행동양태를 맞춰야 수요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서울시는 내달초 다가구형 대학생임대주택 100여가구에 대한 추가 신청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에 미달된 가구수와 같이 진행하는 것으로 저조한 신청건수를 감안해 접수기간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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