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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당한 '3인1실' 대학생 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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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보호 안되는 '희망하우징' 미입주사태.. SH공사 의도만 좋았던 '탁상행정' 비판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SH공사가 공급하는 ‘희망하우징’에 당첨자들의 ‘미입주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까다로운 절차와 기준을 거쳐 입주 자격을 얻은 학생들이 사생활 보호가 힘든 ‘다인1실’ 구조 탓에 입주를 꺼리고 있는 것이다.


심각한 대학생들의 주거난을 해결하기에 공급이 턱없이 달린다는 지적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지난 1월 서울시는 주변 월세보다 20~30% 싼 값으로 상반기 희망하우징 268실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좁은 공간과 사전 입주환경 정보 부족 등은 탁상공론식 공급자 위주의 정책이라는 지적을 부르고 있다.

외면당한 '3인1실' 대학생 임대주택 지난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SH공사의 정릉동 희망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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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4일 마무리 공사를 끝내고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정릉동 희망하우징. 이곳은 2인1실 구조로 SH공사가 노후된 다가구주택을 재건축해 공급한 첫 사업 모델이다. 지하 1~지상 8층 규모로 로비와 공동세탁실, 공동휴게소, 옥외정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임대료는 2인1실 기준 보증금 100만원에 월 기초생활수급자 13만2390원, 비수급자 15만8870원으로 시중 임대료의 30% 수준이다. 특히 총 54실로 SH공사가 상반기에 공급하는 희망하우징 중 규모가 가장 크다. 1실에 2명씩 들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108명까지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5일 현재 이곳에 입주한 학생은 52명으로 각 실에 1명도 채 들어가지 않았다. 지난달 진행된 희망하우징 268실에 대한 입주 신청 결과 1200여명이 몰린 상황에 비하면 초라한 현실이다. 가장 큰 문제는 10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서 서로 모르는 2명의 학생이 같이 생활해야한다는데 있다. 여기에 화장실을 같이 쓰는 것은 물론 두꺼운 외투 3벌도 넣기 힘든 옷장 등으로 개인생활이 쉽지 않다. 임대료가 저렴하다는 소식에 신청부터 한 학생들이 나중에서야 불편함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대구에서 올라온 김모씨(22·남)는 “시중에 있는 일반원룸과 비교해 임대료가 3분의 1 수준이지만 생활하면서 발생할 사생활 침해 등을 감안하면 저렴한 것도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부산에서 올라온 대학 신입생 차모씨(20·여) 역시 “모집공고일부터 당첨자 발표일까지 눈으로 (집을)직접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었다”며 “이 정도로 작은 공간일 줄 미리 알았다면 애초에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다보니 당첨이 되고 난 뒤에도 실입주를 미루는 경우까지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입주한 뒤 일반원룸을 다시 알아보는 경우도 눈에 띈다. 지난주 희망하우징으로 짐을 옮긴 황모씨(23·남)는 “일주일 정도 생활했는데 혼자 살기에는 좋지만 나중에 누군가와 방을 같이 써야할 경우에는 서로 불편한 점들이 끊임없이 발생할 것 같다”며 “음식을 해먹는 것은 물론 귀중품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해 다시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면당한 '3인1실' 대학생 임대주택 3인1실 구조로 이뤄진 일반 다가구주택 희망하우징 내부.

일반 다가구주택에 마련된 희망하우징도 상황은 비슷하다. 총 10실 중 5실이 희망하우징으로 운영 중인 정릉동 A빌은 3인1실 구조로 지난주까지 3명이던 입주자가 2명으로 줄었다. 지난주 이사 왔다는 권모씨(21·남)는 “짐을 들여온 날, 옆 방 입주자도 이사를 왔는데 3일후 다시 짐을 빼갔다”며 “책상과 옷장을 제외하면 똑바로 누울 수도 없는 작은 방에 배정돼 불편함을 참지 못해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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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하우징을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SH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규모나 위치 그리고 일반 내부사진을 확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부 가구를 희망하우징으로 운영 중인 건물의 경우 집주인에게 직접 허락을 받거나 인근 중개업소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이번에 공급된 희망하우징 268실에 입주가 확정된 당첨자들 중 방을 미리 확인한 사람은 전무하다. 심지어 희망하우징이 포함된 다가구주택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하는 중개업소도 있다. 일부에선 '싸니깐 신청부터 하고보자'는 대학생들과 '일단 공급량을 늘리자'는 SH공사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혀를 찼다.


한 주택전문건설업체 관계자는 “생활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정말 필요한 제도로 앞으로 더욱 확대해야한다”며 “하지만 내부시설에 대한 보완없이 무조건 공급을 늘려 임대주택수를 확보하려는 자세로는 절대 수요층인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외면당한 '3인1실' 대학생 임대주택 정릉동에 위치한 2인1실 구조의 희망하우징 내부.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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