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육박하던 부동층 빠르게 지지후보 찾아…
이번 주말 여론 변화 대선 초반 1차 분수령 될 듯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앞으로 남은 19일의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이번 주말 여론의 변화가 승패를 가늠할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역대 대선에서 투표 20여일 전 형성된 판세가 대선 당일까지 이어졌던 만큼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진영은 모든 화력을 이번 주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사퇴 이후 20%대까지 치솟았던 부동층이 빠르게 지지후보를 찾아가고 있어 이번 주말 이들의 표심잡기가 승패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직선제와 여론조사가 시작된 1987년 대선 이후 3주여일의 선거운동 기간에 1, 2 순위가 뒤바뀐 적은 없다. 1, 2위의 득표율 격차가 각각 1.6% 포인트, 2.3% 포인트에 불과했던 1997년 15대,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이런 양상은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막판 뒤집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30일까지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박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문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양자대결시 두 후보의 지지율은 박 48.9%-문 44.4%(28~29일, 리얼미터), 박 45%-문 43.2%(25~27일, 한국리서치), 박 45%-문 42%(26~28일, 한국갤럽), 박 48.0%-문 47.5%(26~27일, 리서치뷰) 등으로 박빙의 양상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는 결과를 속단하기 이르다고 분석한다. 역대 대선과는 달리 '안철수 효과'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전 후보가 며칠 고심 후에 결국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한 번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데 만약 그렇게 되면 부동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여론조사회사 엠브레인 이병일 이사도 "일시적으로 늘어난 부동층이 안 전 후보의 움직임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결국 안 전 후보의 사퇴가 여론조사에 고스란히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는 뜻으로 이번 주말 유세 결과 및 안 전 후보의 움직임에 따라 부동층 표심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에 대응해 두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아 모든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초반 나흘 동안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과 수도원에 집중한 박 후보는 금~토요일은 PK(부산ㆍ경남) 지역을 일요일에는 강원 지역을 방문한다. 반면 충청과 영호남을 넘나들며 남부권 벨트 공략에 집중한 문 후보는 이번 주말에는 충북, 강원도와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선다. 각 후보 진영은 이번 주말 일제히 실시될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어느 후보의 지지율이 먼저 45%대에 머물러 있는 박스권을 돌파할지 숨죽인 채 지켜보고 있다.
특히 두 후보가 각각 하루 차이로 방문하는 강원 지역의 표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강원도의 유권자수는 전국 유권자 4052만명의 3%대에 불과한 123만여명에 그치지만 51:49의 초박빙 승부가 점쳐지는 만큼 두 후보 모두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평창올림픽 성공개최 지원, 대북 지원 사업 등 '강원도 소외론' 해결의 적임자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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