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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몸불리기 접나…R&D투자로 미래무기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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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산업·움츠린 세계경제-패러다임 바꿔 살길 찾기

삼성·LG전자 등 시설투자 줄이고 R&D 위주 전환
반도체·LCD 과도기로 단순부품 아닌 복합 솔루션으로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국내 전자업체들의 투자 패러다임이 시설투자에서 연구개발 위주로 바뀌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시작한 지 가장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는 미세공정의 한계에 달했고 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 플렉서블 등 차세대 제품군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난제에 부딪히면서 시설투자가 우선 순위에서 밀리고 이를 대체할 차세대 기술개발이 더 급해졌다.


업계는 우리나라 전자업체들의 시설투자가 내년을 기점으로 계속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해 수십조씩 투자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27일 "전자업계의 투자 흐름은 시설투자에서 솔루션, 차세대 제품 개발 등의 연구개발 위주로 변화할 것"이라며 "차세대 메모리, 디스플레이 개발을 비롯해 솔루션 사업에 집중하며 전자업계의 투자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 역시 "디스플레이 공급이 과잉인 상황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라인 외에 신규 라인 건설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며 "LCD에서 OLED,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주력 제품군이 바뀌고 있지만 속도가 느려 당분간 시설투자 보다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실리콘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반도체의 경우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와 D램의 미세공정 기술 개발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는 10나노대, D램은 20나노대가 이론적인 미세공정의 마지노선이다. 삼성전자는 D램은 20나노대 후반, 낸드플래시는 10나노대 후반에서 생산하고 있다.


D램의 경우 이론상 20나노대 후반에서 20나노대 초반까지 줄이는 것이 가능하지만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공정전환에 돈은 많이 드는데 그만큼 효율은 떨어지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10나노 이상을 한꺼번에 줄일 수 있어 대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해도 안정적인 수율만 확보되면 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었지만 미세공정의 한계에 달하며 원가 절감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미세공정 대신 솔루션 기술 개발에 집중=과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우리나라 반도체 업체들은 1인 1PC 시대를 맞아 급성장할 수 있었다. 1인 1PC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온 뒤에는 인터넷 시대가 열리며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급성장해 서버에 사용되는 메모리가 급성장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수요는 줄어들었고 반도체 업체들의 치킨게임으로 공급 역시 줄어들며 광풍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최근 전동수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사장은 "반도체 산업은 이제 가치창조게임"이라며 "얼마나 가치를 창조하고 공유하느냐에 따라 달렸기 때문에 한탕주의식 반도체 투자는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말해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도 솔루션 사업으로 사업의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를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를 제어하기 위한 콘트롤러 칩셋도 자체 생산한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급성장하며 중앙처리장치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개발도 가장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에서 복합 반도체 솔루션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탄소나노튜브 이용한 차세대 메모리 개발 나서=차세대 메모리 개발도 시급해졌다. 기존 실리콘으로는 미세공정 한계에 달했지만 그래핀을 비롯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의 경우 지금보다 더 작고 세밀하게 만들 수 있다.


반도체 업계는 탄소나노튜브 등을 이용한 차세대 원료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 미세공정이 한계에 달하면서 실리콘으로는 간섭과 발열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즉, 회로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은 가능한데 원료가 이를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탄소나노튜브는 6개의 탄소가 결합된 막대형태의 구조물로 열에 강하고 전자의 움직임이 실리콘보다 빨라 현재 반도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지만 반도체 형태로 만들기가 어려워 수십년간 기술진전이 거의 없었다.


결국 지난 5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탄소나노튜브의 일종인 그래핀을 반도체화 하는데 성공했다. 그래핀은 금속 성질을 갖고 있어 전류 차단이 불가능했는데 종합기술원은 그래핀과 실리콘을 함께 사용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한 획을 그은 것이다.


◆디스플레이, 이미 LCD에서 OLED로 기술 이동=디스플레이는 이미 LCD에서 OLED로의 기술 이동이 진행중이다. 예전 브라운관과 PDP가 LCD에게 자리를 넘겨줬듯이 OLED가 대량 양산될 경우 LCD 역시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 코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OLED의 대형화라는 난제가 남아있다. 개발이 끝난 OLED TV를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향후 수년간은 대형화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돼 이 기간 역시 대규모 투자 보다는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제를 돌파하지 못하는 이상 시설에 추가 투자하기 보다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전자업체들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비 추이를 비교해볼 때 연구개발비의 증가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당분간 시설투자는 줄어들고 연구개발비는 계속 늘어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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