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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안데르센 CEO"석유와 항만운영에 집중할 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9초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덴마크의 AP몰러 머스크 앞에 꼭 붙는 말이 있다. 세계 130개국에 10만4000명의 직원을 둔 최대 컨테이너선사라는 말이다. 그러나 1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머스크가 석유시추와 항만운영을 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머스크 안데르센 CEO"석유와 항만운영에 집중할 터" 닐스 안데르센 AP 몰러 머스크그룹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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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몰러 머스크 그룹의 제 4대 최고경영자(CEO)겸 파트너인 닐스 안데르센 CEO(54)는 요즘 이같은 세간의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투자자 설명회를 갖고 투자자들과 그룹 계열사인 머스크오일과 APM터미널 경영자를 대면시키고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도 갖고 경영전략을 설명했다.


안데르센 CEO는 이에 대해 “이유는 간단하다”면서 “석유시추와 항만운영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익과 안정성을 가져왔지만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라인은 손실을 내고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컨테이너 사업은 변동성이 크지 않았지만 수익성도 크지 않았다”면서“우리에게 더 나은 수익률을 가져다 주는 분야에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컨테이너선 운송 사업의 불안한 전망이 적어도 3년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이 입을 모으고 있는 마당에 안데르센 CEO의 이같은 발언은 컨테이너 운송사업에 사형선고를 내린 것과 마찬 가지다.


안데르센 CEO는 컨테이너 사업에서 벗어나 석유 사업과 항만운영으로 전환할 것이며 이에 따라 자본의 50%는 석유개발과 시추,항만운영에, 25~30%는 컨테이너에 투입해 그룹을 4개 사업체제로 운영할 생각이다.


머스크 그룹이 이처럼 경영전략을 수정한 것은 해운 시장이 나빠 명색이 시장 점유율 16%로 세계 1위의 컨테어니선사인 머스크라인이 지난해 5억4000만 달러의 적자를 낸 반면, 그룹의 석유사업부문은 21억 달러, 시추 부문 5억 달러,항만운영 부문 6억5000만 달러의 흑자를 각각 달성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FT는 머스크드릴링이 지난 몇 년 동안 그룹의 주요 수익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컨테이너선 사업이 손실을 낸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유럽 경기침체로 남유럽과 아이사를 잇는 노선의 운임이 폭락했다. 지난해 12월 20피트 컨테이너(TEU) 하나의 운임이 450달러로 떨어져 운영경비도 건지지 못했다. 머스크라인이 운영중인 아시아-유럽간 노선중 다섯 개가 지중해와 흑해 노선이어서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결과였다.반면,CMA CGM은 4개 노선, 4위 업체인 함부르크의 하파크로이트는 1개 뿐이다.



둘째는 공급과잉이다. 세계 3위의 컨테이너선사인 프랑스 CMA CGM사가 중국과 유럽 노선에 1만6000TEU급 마르크폴로호를 투입하는 등 20008년 호황때 주문한 신규 선박이 속속 인도되면서 업계는 대규모 공급과잉에 직면했고 이것이 운임을 더 떨어뜨려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더욱이 머스크는 12개월 안에 1만8000TEU급 ‘트리플E’선 20척을 인도받을 예정으로 있어 공급과잉 문제는 앞으로도 속을 썩일 전망이다.


머스크그룹은 이에 따라 석유와 항만운영에 큰 기대를 걸었다. 머스크드릴링과 APM터미널은 2018년 순익목표를 각각 10억 달러로 책정했다. 원유생산량도 현재 하루 26만5000배럴에서 2020년 40만 배럴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이를 위해 45억 달러어치의 석유시추선 7척을 주문하는 등 이 두 부문에 대한 연간 투자 규모를 최근년 10억~30억 달러에서 30억~50억 달러로 대폭 늘린다는 복안이다.


석유와 시추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의 위험성이 없지 않는 것은 아니다. ‘유가’다. 유가가 낮아지면 머스크드릴링의 수익성이 잠식될 수도 있다.그러나 컨테이너업은 경기와 저유가에 크게 의존해온 만큼 저유가가 머스크드릴링에 제기할 위험에 대한 자연스런 헤지수단이 된다고 머스크측은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안데르센 CEO의 어깨는 무겁다.덴마크 시민인 안데르센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머스크그룹의 CEO에 올라 5년째 타륜을 잡고 있다.그는 2001년부터 주류회사인 칼스버그에서 CEO직을 맡았으며 2005년부터 머스크그룹 이사회에 합류했다.


그는 2009년 매출 200억 달러에 머스크 역사상 2차 대전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규모인 21억 달러의 손실을 내 위기를 맞이했으나 2010년 시장회복으로 260억 달러의 매출에 26억 달러의 흑자로 전환하면서 이를 극복했고 지난해는 60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판사인 아버지와 목사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안데르센은 덴마크 오르후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설탕업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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