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CJ그룹의 통합물류법인의 이름이 CJ대한통운으로 확정됐다. CJ는 지난해 인수한 CJ대한통운과 자사 물류기업인 CJ GLS와의 합병 시점을 내년 2월1일로 잡고 통합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내년 통합물류법인 출범을 앞두고 준비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매출액 5조원 규모가 될 초대형 통합 물류 법인의 이름은 CJ대한통운으로 잡았다. 대한통운은 1930년 설립된 이래 83년간 우리나라의 물류사와 함께 성장해왔다. CJ는 이같은 대한통운의 브랜드 파워를 계승하고 CJ GLS와의 통합을 통해 물류사업의 새로운 역사를 쓴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합병은 CJ대한통운의 지분 20.28%를 보유한 CJ제일제당이 지주사인 CJ에 매각하는 것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와 자회사는 손자회사를 동시에 보유할 수 없다.
통합물류법인의 조직 정비도 큰 어려움이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조직 통합은 양사의 주력사업인 택배사업과 기업물류사업의 통합이 관건이다. 위치적으로는 CJ대한통운 쪽으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 CJ대한통운은 자산형 물류기업으로 복합물류터미널, 항만, 물류창고 등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반면 CJ GLS의 경우 각 지역 거점을 임대를 통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CJ대한통운쪽으로 합쳐져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인적 통합은 경영지원 부문과 현장간의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측 현장 인력의 경우 연령이 높고 물류 분야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재가 많은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CJ GLS는 상대적으로 연령층이 젊으며 물류시스템 등 통합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현장 업무 종사자들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도 인적 구조조정은 소폭 진행될 전망이다. 하지만 경영지원 등 사무직군의 경우 회사 규모의 확장과는 관계없이 인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사 인력이 겹치는 택배부문의 경우 양사 통합시 권역 조정 등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약 30~35%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택배업계 자체적으로도 택배 물량 증가를 견뎌내지 못할 정도로 택배 인력과 차량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통합에 따른 인적 구조조정 가능성은 매우 적다.
국제물류부문도 통합에 따른 구조조정은 어렵다. CJ대한통운은 미국(9개), 중국(11개), 베트남(4개), 독일 등지에 물류거점을 두고 있다. 이어 CJ GLS는 중국(4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국, 멕시코, 인도, 라오스에 물류네트워크망을 가지고 있다. 미국, 중국, 베트남 등이 겹치나 물류업계 화두가 해외 시장 개척이라는 점에서 구조조정은 힘들 전망이다. 항만물류 등 CJ대한통운만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 부문도 경영 효율성 강화 차원의 움직임은 있어도, 조직 슬림화는 예견되지 않는다.
CJ그룹은 통합 시기를 내년 2월1일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다소 미뤄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CJ 관계자는 "통합 기점은 내년 2월1일이 될 것"이라며 "통합시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내실있는 통합에 중점을 두고 있고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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