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C몰랜드 채광 현장 '땅속 동행'
1980년대 말 채산성 악화로 휴광..2010년 친환경ㆍ현대화 탈바꿈
파쇄 설비 증설 생산량 26% 확대..고급 윤활유 생산 기술 개발 활로
[제천(충북)=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2일 찾은 충북 제천시 금성면 소재 NMC몰랜드 광산.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광산 내부는 17℃ 내외의 비교적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흔히 '막장'이라 불리는 갱도 체험은 이번이 처음. '비좁고 먼지가 많고 어두컴컴해 갑갑하고 무서울 것 같다'는 막장에 대한 막연한 우려는 들어서자마자 사라졌다.
지난 1980년대 후반 채산성 악화로 휴광됐던 NMC몰랜드 광산은 재개발을 통해 2010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당시 이례적으로 갱내에 파쇄 시설을 만드는 등 친환경ㆍ현대화 광산으로 재탄생했다. 문제는 몰리브덴 국제 가격의 수직 낙하로 인한 경영난이었다. 여기서 채광하는 광물 자원 몰리브덴은 '희유금속(稀有金屬)' 가운데 하나다.
한유섭 NMC몰랜드 대표이사는 "2008년 하반기만 해도 몰리브덴 국제 가격은 파운드(lb)당 3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었지만 우리 광산에서 판매를 시작한 2010년 4월 20달러 밑으로 떨어지더니 최근에는 11달러를 맴도는 수준"이라며 "생산 원가를 절감한 덕분에 그나마 입에 풀칠만 하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투자비 수백억원을 회수조차 하지 못 한 상황"이라며 "몰리브덴은 스테인리스 합금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재료로 경기에 민감한데 내년 즈음이면 20달러는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척박한 상황에서도 막장에서는 채광 작업이 한창이었다. 첫 번째 단계는 점보 드릴로 구멍을 뚫은 뒤 다이너마이트를 넣고 부수는 작업이다. 이후 쪼개진 돌덩어리를 덤프트럭에 담아 파쇄 작업장으로 옮긴다.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하루 8시간만 돌리는 파쇄 설비는 NMC몰랜드의 자랑거리다. 한 대표는 "다른 광산과 달리 폐쇄 시설을 갱내에 설치해 바깥에서는 전혀 소음이 없다"면서 "작업에 사용한 물도 재활용하는 시설을 갖춰 폐수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지역주민의 반발이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NMC몰랜드는 올해 파쇄 설비 증설을 통해 정광 생산량을 26% 확대했다. 하루 원광 처리량은 1300t이며 930t 정도의 정광을 만든다.
3차례에 걸쳐 파쇄된 돌멩이는 또 다시 2차 분쇄 작업을 통해 미세한 가루가 된다. 이 가루는 부유선광(浮遊選鑛) 공정을 거치는데, 이는 거품에 광석의 알갱이들이 들러붙는 성질을 이용해 광물을 골라내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회수된 거품들은 탈수 작업을 거쳐 몰리브덴 정광 88%에 달하는 고품질의 광미가 된다.
NMC몰랜드는 조만간 고순도 몰리브덴을 활용해 고급 윤활제를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를 시작할 생각이다. 역시 문제는 '돈'이다. 한 대표는 "이미 외국에서는 연구가 시작된 분야"라면서 "10억원 가량의 연구ㆍ개발(R&D) 자금이 필요해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7년 국내 광업 발전 기본 계획을 세웠다. 국내 광업 활성화를 통해 2017년까지 경제성 있는 자원 170억t을 확보하고 2020년까지 22개의 금속 광산을 재개발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 김남정 광물자원팀장은 "국가 보유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은 물론 지역 산업 육성 측면에서도 국내 광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NMC몰랜드 등 광산 R&D에 대한) 지원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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