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미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다시 선택했다. 지난 6일(미국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재선이란 기록을 세운 오바마의 승리는 중산층 중시, 일자리 증가, 건보개혁 등 경제정책에 대한 지지의 결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국내의 반응은 '불확실성의 해소'라는 긍정적 평가로 압축된다. 미국의 정치 및 정책의 불확실성이 제거됐고 특히 경제정책의 연속성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오바마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 발언이나 공고한 한ㆍ미 동맹관계, 자유무역협정(FTA)의 발효가 상징하듯 오바마 1기 행정부와 한국 정부는 어느 때보다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렇다 해도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핵심 과제는 어려운 경제다. 미국경제의 향방은 글로벌 경제와 맞물려 있고,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펴 나갈 경제 정책과 그 파장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 확정 후 "미국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고 말했듯 그가 풀어야 할 경제 문제는 하나 둘이 아니다. 재정절벽은 직면한 과제다. 내년 초 급격한 재정 감축이 예정대로 이뤄질 경우 경제 전반에 충격을 주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게 재정절벽 위기론이다. 오바마의 의회 설득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재선의 허니문'을 즐길 틈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오바마의 확장적 통화정책과 경기부양 의지는 기대와 걱정이 교차되는 대목이다. 미국의 양적완화가 경기를 자극한다면 세계 경제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풀린 돈은 개도국으로 흘러가 외환시장과 환율을 흔든다. 원화도 이미 그 영향권에 들어갔다. 수출에도 당연히 부정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 왔다. 자국 산업의 보호를 앞세울수록 보호무역주의로 흐를 가능성은 커진다. 우리가 미국 경제의 회복에 기대를 걸면서도 한편으로 경계의 자세를 늦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가 그에게 거는 기대를 잘 알 것이다. 미국을 넘어서는 글로벌 리더십으로 위기에 세계경제에 희망을 불어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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