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동부제철은 영업이익의 10배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이렇게 어려운 적이 있었나…"
철강사들의 경영난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일부 대형사들의 경우 이자도 낼 형편이 못되는 실정이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계 4위, 국내 1위 철강사인 포스코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올 상반기 4.40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98배에서 급락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이는 최근 한국은행이 조사한 올 2·4분기 상장 제조업체 평균 이자보상배율 6.26보다도 크게 낮은 수치다.
2009년 이전만 해도 포스코의 이자보상배율은 두자릿수였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줄고 이자비용은 늘면서 이자지급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부채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1보다 낮으면 갚아야 할 이자보다 벌어들인 이익이 더 적다는 뜻이다. 포스코의 경우 아직까지는 양호한 상태다. 하지만 수치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올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2.64로 전년 동기 3.62보다 27.0% 내려갔다. 2009·2010년에 4배가 넘던 것이 올 들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올 상반기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의 이자보상배율은 각각 0.13, 0.10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원을 벌었는데 이자비용은 그 10배인 100원이 나간 셈이다.
동국제강은 2009년 이자보상배율이 0.38을 기록했다가 이후 다시 1배를 넘었으나 올 들어 다시 1배 밑으로 내려갔다.
동부제철은 상황이 안좋기는 마찬가지다. 2008년 0.47, 2009년 0.19, 2010년 0.65, 지난해 0.12에 이어 올해도 이자보상배율이 1을 넘지 못했다. 3년 이상 이자도 제대로 내지 못해 한계기업이 된 것이다. 지난달부터 내년 3월까지 전 임직원들이 임금을 30% 반납하기로 한 이유도 여기 있다. 특단의 자구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점점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며 "경쟁사들과 비교해 보면 그나마 포스코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포스코 내부적으로는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에 위기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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