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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의 부동산돋보기]재건축 조합원은 "봉이 아니무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어느날 아침 한 고객이 연락을 해왔다. 개포주공1단지 동 하나가 미래유산보존지구로 지정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되는 것인지 알려달라고 했다. 무언가 싶어 확인을 해보니 서울시에서 동 하나를 보존해서 나중에 재건축이 되더라도 "이런 아파트가 이렇게 개발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요구한 것이라고 한다.


대단위 새 아파트 단지가 개발되는데 옛날 건물 동 하나를 덩그러니 놔둔다는 발상은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선은 미관상 그렇다. 사유재산인 재건축 단지에 이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적합한지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요구하는 대로 소형비율을 수용했음을 감안하면 필자의 견해로는 억지스런 요구이며 권력을 빙자한 재건축사업 방해라고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다.

소형비율의 경우 공공소형물량 공급이 어려운 현실적인 사정을 감안하면 재건축 단지에서도 약간 양보를 하고 서울시도 적극 지원을 해주면서 서로 윈윈 한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한 동을 미래유산보존지구로 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도 되지 않고 명분도 없는 허무맹랑한 트집이다.


사실 소형비율은 공공주택을 공급할 의무가 있는 서울시가 능력이 안 돼서 사유재산인 민간 재건축사업에 다소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소형비율을 받아들인 재건축 조합에는 다른 인센티브를 주어도 시원찮을 판이다. 더구나 이번엔 동 하나를 남겨서 보존하겠다는 것은 권력남용을 넘어 터무니없는 억지를 부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 문제로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거나 늦어지면 그 피해는 일차적으로 조합원들이 본다. 아울러 소형공공물량 공급을 해야 할 서울시도 손해를 보고 더 넓게 보면 소형공공물량 공급을 받지 못하는 서울시민들도 잠재적인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서울시 재정이 투입되거나 은평뉴타운처럼 SH공사에서 하는 공공성격의 사업에서는 이렇게 해도 누가 뭐라 할 수 없지만 개포주공과 같은 민간 재건축 사업을 마음대로 좌지우지 하려고 할 수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너무 급하게 빨리 하려고 하다가 수많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 도시재생분야다. 그럼에도 도심재개발과 한강변 정비사업은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사업이다. 때문에 장기계획을 세워 20년이 걸리더라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단계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재건축 사업 역시 조합이 과도한 개발이익을 가지고 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민간개발사업이므로 어느 정도의 개발이익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필요한 공공성격의 소형물량 정도 수용을 하면 용적률 등 인센티브도 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개포의 미래유산보존지구라는 발상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


김인만 굿멤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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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굿멤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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