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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철퇴+깡패 본능', 亞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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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철퇴+깡패 본능', 亞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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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아시아의 깡패'가 철퇴를 들었다. 실제는 표현보다 더 살벌하다. 상대의 혼을 빼놓는 막강함은 아시아를 그대로 집어삼킬 기세다.


울산 현대가 24일(이하 한국시간) 타슈켄트 JAR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하피냐-김신욱-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두 개의 별명을 갖고 있다. 하나는 '아시아의 깡패', 6년 전 불렸던 별칭이다. 당시 A3 챔피언십과 ACL에서 무자비한 대승을 양산했던 덕분이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십에선 '철퇴 축구'로 불렸다. 견고한 수비에 철퇴 같은 '한방'을 자랑하며 누구도 예상못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ACL에선 두 별명 모두 유효하다. 철퇴와 방패를 자유자재로 부리는 능력은 여전하다. 여기에 아시아 클럽을 상대로 융단폭격을 터뜨리던 면모까지 되찾았다. 16강전부터 4강 1차전까지 네 경기에서 무려 11골을 폭발시켰다. 반면 실점은 고작 3골. 체력 저하나 장거리 원정의 불리함 따윈 문제도 되지 않았다. 'J리그 챔피언' 가시와 레이솔, 사우디 명문 알 힐랄, 우즈벡 강호 부뇨드코르 등을 상대로 얻은 결과여서 더욱 값지다.

울산 현대 '철퇴+깡패 본능', 亞 삼킨다


선봉에 선 주인공은 이근호다. 활약은 6년 전 '에이스' 이천수를 연상케 한다. 혀를 내두르는 활동량과 폭발적 돌파로 상대 측면을 철저히 무너뜨린다. 근성 넘치는 플레이는 덤이다. 이날도 이근호는 전반 30분 끈질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하피냐의 동점골을 도왔다. 후반 26분엔 감각적 헤딩으로 쐐기골까지 넣었다.


김신욱의 압도적 제공권 역시 돋보인다. 상대 수비수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는 높이는 물론,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마저 훌륭하다. 후반 7분 역전골은 그 두 가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연계 플레이에도 능해 이근호와는 훌륭한 '빅 앤드 스몰' 조합을 이룬다. 둘은 이번 대회 8골(김신욱 5골·이근호 3골)을 합작했다.


'임대생' 하피냐는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ACL만 오면 하피냐는 날개를 펼친다. 세 경기에서 4골을 작렬시켰다. 알 힐랄과의 8강전 두 경기에선 모두 결승골을 넣었고, 이날도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K리그 포함 최근 11경기 9골. 이쯤 되면 그의 임대 영입은 '신의 한 수'라 부를 만하다.


최근 물이 오를 대로 오른 김승용의 킥력은 화룡점정이다. 프리킥, 코너킥, 크로스를 가리지 않고 예리한 궤적을 그리는 포물선의 끝점은 항상 동료의 머리 혹은 발이다. 장신 선수가 많은 울산의 세트피스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대목이다. 이번 대회 도움도 벌써 6개다. 부뇨드코르전 동점골과 역전골 역시 모두 김승용의 발끝에서 비롯됐다.


울산 현대 '철퇴+깡패 본능', 亞 삼킨다 [사진=울산 현대 제공]


날카로운 창끝이 전부가 아니다. 그에 못잖은 단단한 방패가 있다. 곽태휘를 중심으로 한 포백은 빗장을 걸어 잠구고, 이호-에스티벤 중원 조합은 방파제 역할을 한다. 수문장 김영광의 선방쇼는 상대의 마지막 희망마저 꺾는다.


노련함까지 갖췄다. 울산은 이날 전반 이른 시간에 먼저 골을 허용했다. 이후 대처는 훌륭했다. 선제실점에 자칫 어수선해질 수 있는 분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켰다. 부뇨드코르 관중의 일방적 응원에도 아랑곳없었다. 오히려 자신감 있게 상대를 몰아 붙였다. 원정 경기 역전승의 발판이었다.


울산은 31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한 골 차 혹은 0-2로만 져도 결승에 오른다. 더군다나 다음달 10일 결승전도 홈에서 치를 수 있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앞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울산을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188베트' 등 해외 베팅업체도 울산을 우승 1순위로 지목했다.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이와 함께 울산의 창단 후 첫 아시아 정복의 꿈도 점점 무르익고 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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