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형 말렛퍼터, 요란한 모양도 기술이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퍼터의 진화는 어디까지?"
14개 골프채 가운데 가장 감각이 중요한 클럽이 바로 퍼터다. 그래서 '퍼터 고르기'에도 정답이 없다. 모양은 물론 무게, 길이도 제각각이다. 내 마음에 들고, 스트로크가 편안하면 가장 좋은 퍼터라는 이야기다. 요즈음은 변형 말렛퍼터가 인기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사용률이 30%를 넘으면서 아마추어 퍼터라는 인식도 사라졌다. 일자형의 블레이드에서 후방이 둥근 말렛형, 이제는 우주선같이 요란한 변형말렛형까지 퍼터의 '무한변신'이다.
'퍼터의 명가' 타이틀리스트 스카티카메론과 핑골프부터 변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 스카티 카메론은 '뉴 스튜디오 셀렉트' 라인에 말렛형의 미드(42인치)와 롱퍼터(47인치)를 추가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미드 퍼터의 말렛형 모델명이 바로 '고로'다. 샤프트가 길어지면서 헤드가 커졌다. 퍼터 피팅 전문가인 서동주 대리는 "미드나 롱퍼터는 일반 퍼터(33~34인치)에 비해 샤프트나 그립의 무게가 무거워 전체적인 발란스를 위해 헤드 사이즈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심리적인 부분과도 연관성이 있다. 서 대리는 "일반 퍼터 헤드를 미드나 롱퍼터에 적용할 경우 헤드가 상대적으로 작아 불안감을 들게 한다"고 덧붙였다. 스카티 카메론 특유의 부드러운 타구감과 타구음은 기본이다. 길이에 따라 최적화된 밸런스로 안정감을 준다. 지난해 9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마련한 타이틀리스트 퍼포먼스센터(TPC)에서 퍼터 피팅도 가능하다.
핑골프는 '놈'과 '시드니' 2가지 모델의 말렛형이 대표작이다. 놈퍼터는 특히 헌터 메이헌(미국)이 PGA투어 액센추어매치플레이와 쉘휴스턴오픈에서 시즌 2승을 일궈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메이헌은 "퍼터 피팅을 통해 예전에 선호하던 일자형 퍼터와 스트로크 스타일이 안 맞았다는 점을 발견하고 과감하게 교체했다"며 "이후 그린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정밀 가공된 고급 알류미늄 소재에 내구성이 높은 나노 니켈 코팅으로 마감해 견고하면서도 정교하게 디자인됐다. 3가지 아크스타일 중에서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올해 들어 화제가 되고 있는 벨리퍼터 스타일도 있다. 시드니퍼터는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아주 독특하다. 초경량의 알루미늄 프레임 주변부에 텅스텐 웨이트 3개를 배치해 무게중심을 최적화했다. 밀착력이 좋은 전용그립도 자랑이다.
테일러메이드는 '고스트 스파이더S'의 국내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디자인부터 컨트롤성, 타구감까지 프로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안정감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일단 관성모멘트(MOI)가 지금까지 나온 모델 중 가장 크다. 빗맞아도 방향 오차가 적고, 스퀘어 스트로크도 수월하다. 마이클 폭스 퍼터 매니저는 "기능의 진화가 아니라, 새로운 혁명"이라며 "가장 성공적이었던 퍼터 기술을 집약한 퍼터의 종결자"라는 자신감을 곁들였다.
클리브랜드골프는 네버컴프로마이즈의 'SUB30' 시리즈에 공을 들이고 있다. '1라운드에 퍼트 수 30개 이하를 목표로 한다'는 모티브로 제작됐다. 시중에 나와 있는 퍼터 가운데 인서트가 가장 높고 길다. 거리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이 접목됐다. 알루미늄과 코폴리머가 페이스에 삽입돼 부드러운 타구감을 제공한다. 타입10~50까지 10단위로 5가지가 있다.
나이키골프의 '메소드' 메이저 리미티드에디션도 과감한 디자인이 시선을 붙잡는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가 열릴 무렵에 내놓은 한정판이라 소장가치도 있다. 마스터스 직전에는 그린과 옐로 컬러, US오픈 직전에는 블루와 레드 등 대회를 상징하는 색상을 사용했다. 헤드 무게의 70%를 후방으로 배치하기 위해 시도한 디자인이 독특하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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