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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수료만 챙긴 '저수익 연금저축'

시계아이콘00분 57초 소요

10년 넘게 매달 10만원 안팎씩 붓는 연금저축 수익률이 은행 적금보다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즉 이런 줄 알았으면 은행 적금을 들었을 것이라며 후회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을 것이다.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고 주식ㆍ채권 등 복잡한 포트폴리오로 짜인 연금저축 수익률을 일반 금융소비자가 계산해내긴 너무 어렵다. 금융당국이 좀 더 일찍 이런 금융상품 정보를 알려주었어야 했다.


금융감독원이 어제 처음 발표한 금융소비자보고서에 따르면 연금저축의 10년 누적 수익률이 자산운용사(42.55%), 은행(41.54%), 생명보험사(39.79%), 손해보험사(32.08%)의 순서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의 은행 정기적금 수익률(48.38%)에 한참 못 미친다. 가장 높다는 자산운용사의 주식형 연금저축펀드 수익률마저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금감원은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효과를 감안하면 은행 적금 수익률과 비슷할 것이라지만,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는 금융회사의 연금자산 운용관리가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금융회사들은 수익률이 엉망인데도 수수료는 꼬박꼬박 떼어갔다. 보험사는 가입 초기 수수료를 너무 많이 뗐다. 은행과 자산운용사는 가입기간이 긴 고객에게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시켰다. 상식을 벗어난 멋대로 수수료 부과가 아닐 수 없다. 일단 가입한 뒤 중간에 해약하려면 그동안 공제받은 세금을 모두 토해내야 하므로 어쩌기 힘든 고객을 봉으로 생각한 것이다. 한마디로 연금저축으로 수수료 따먹기 장사만 했지 정작 가입자를 위한 수익률 관리는 뒷전이었다.


금융당국은 개별 금융회사의 상품별 수익률과 수수료율을 낱낱이 공개해 금융소비자가 비교한 뒤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회사별로 들쑥날쑥한 수수료율이 적정한지 따져 높은 곳은 낮추도록 지도해야 한다. 단순히 소비자보고서를 내는 데 그치지 말고 드러난 문제점을 고치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연금저축 외에 다른 금융상품에는 문제가 없는지 세밀히 살펴 널리 알리는 것이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의 책무다. 금융회사들은 지금 당장 수수료 따먹기보다 수익률 경쟁에 나서야 한다. 수익률 및 수수료 부과 내역을 가입자에게 보다 알기 쉽게 설명하는 안내문을 돌리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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