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정년퇴직이 시작되면서 노후대비 자산관리가 우리 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다. 각종 매스컴에서도 '노후가 편하려면 10억원 혹은 최소 7억원은 필요하다'는 식의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이들은 50대 이후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을 한 사람을 타깃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개인도 마찬가지여서 노후대비는 50대 이후에나 생각할 문제라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100세 시대의 노후대비 자산관리는 50~60대에 시작하면 이미 늦는다. 제대로 된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20~30대 직장생활 출발과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일찍 시작할수록 준비가 쉽기 때문이다.
가정주부가 30대 초부터 월 8만9000원씩 국민연금에 임의가입을 하면 60대 초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현재 가치로 월 46만원씩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남편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합하면 노후자금의 상당부분을 충당할 수 있다.
두 번째, 노후대비 자산관리가 단순히 수억원을 마련하는 재테크가 아닌, 인생 후반을 좌우하는 5가지 리스크에 종합 대응하는 것이어서 단기간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5가지 리스크는 뀬장수 리스크 뀬건강 리스크 뀬자녀 리스크 뀬자산구조 리스크 뀬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뜻한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우리보다 고령사회를 일찍 경험한 선진국에서는 직장 생활과 함께 동시에 노후대비 자산관리를 시작한다. 이런 현상은 설문 조사를 보면 잘 나타난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금융ㆍ투자교육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주식이나 펀드투자자에게 왜 투자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면 대부분이 '돈벌이 목적'이라고 대답한다. 목적이 없는 충동투자다. 반면, 선진국에서 금융ㆍ투자교육을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하면 '노후에 대비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고령층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도 마찬가지다. 20∼30대 직장인이 노후에 대비하는 투자를 하게 되면 자연히 30~40년 계획을 세우고 장기투자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20∼30대의 생애설계와 자산관리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직장생활 시작과 동시에 3층 연금인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가입해야 한다. 인생 100세 시대, 언제 아플지 치료비가 얼마나 들지 모르는 건강 리스크는 보험으로 대응하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최저생활비는 연금으로 대응한다. 또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싶으면 재테크를 하면 된다.
연금은 일단 가입만 하면 자동불입이 되기 때문에 가입 후에는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20∼30대에 가장 노력해야 할 것은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인적자본 투자이다. 직장인에게 가장 유력한 수입원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일은 곧 고정 수입을 발생시키는 금융자산이다. 따라서 자산관리 수입을 위해 자신이 맡은 일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주위에서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노력은 게을리하면서 주식투자에 열중하는 직장인을 많이 본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적어도 20~30대에는 주식투자에 열중하는 것보다 자신의 비즈니스와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것이 향후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키워서 보다 많은 연봉에 보다 오래 일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것, 이것이 젊은 직장인들에게는 투자의 왕도다. 현재와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가치로 평가한 것이 '인적자본'이라면 개인의 운용자산은 이 인적자본과 협의의 운용자산을 종합해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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