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바보야, 문제는 패스워드야

시계아이콘01분 41초 소요

[충무로에서]바보야, 문제는 패스워드야 문송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AD

개인정보 유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진리가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개인정보 유출의 주범은 세 가지다. 첫째는 경품 응모다. 경품 당첨 100%가 보장된다고 할 때 어느 알뜰한 살림꾼이 과연 그냥 지나갈 수 있겠는가. 이렇듯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가겠는가 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것이 이른바 마케팅 전략의 기본이다. 둘째는 경품 못지않게 만만치 않은 것이 포인트 누적의 유혹이다. 예를 들면 1000원 사용액당 항공 마일리지 5마일을 제공한다면 개인정보 유출에 민감한 지식인이라고 해도 그냥 지나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곰곰이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구나 최근에도 한두 번 정도는 포인트 유혹에 넘어갔던 일을 어렵지 않게 기억해낼 것이다. 셋째는 사용자 자신이 패스워드 관리를 허술하게 한다. 숫자 여덟 자 '12345678'이나 영문자 여덟 자 'PASSWORD'를 애용하다 보니 해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다.


사정이 이러니 "아니 거기서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고 내게 이런 전화가 오지"하고 세태를 개탄해본들 소용이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에는 다른 선진국들에서 쓰지도 않는 주민번호라는 것이 있어서 개인정보가 한번이라도 유출되고 나면 세상 떠날 때까지 돌이킬 수 없는 신분도용 허용에 들어가게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유출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고 설상가상으로 패스워드 관리가 허술해 이러한 두 가지 현실적 한계를 극대로 이용하려면 누구든지 얼마든 활용할 수 있게끔 됐다는 데 있다. 그러면 개인정보 유출을 놓고 아예 포기 상태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다. 설령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하더라도 패스워드 관리로 개인정보 보호가 상당 부분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신의 이메일 계정이 해킹되었다고 하더라도 패스워드만 수시로 바꿔놓으면 해커가 이메일 계정을 함부로 주인과 공유하는 일은 불가능해지는 점에 눈떠야 한다. 만약 패스워드를 수시로 변경해놓지 않는다면 자신이 받은 편지함과 보낸 편지함을 해커가 마음대로 출입하면서 자유자재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을 해커가 마음대로 새로 작성해 주인의 지인에게 자유자재로 전송할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도둑에게 대문 열쇠를 하나 복사해서 친절하게 넘겨주는 꼴이 된다. 본의 아니게 해커와 정보 공유하게 되는 불쾌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결론적으로 패스워드를 닷새에 한 번씩 바꾸기만 하면 웬만한 공격에는 충분히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해커 행태 분석에 의하면 해커가 개인정보를 입수한 후 피싱용 바이러스 유포 실시에 들어가기까지는 평균 5~6일 정도 걸린다는 결과가 있다. 패스워드 변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대략 5분 정도다. 적어도 1주일에 한번 패스워드를 바꾸는 연습을 하면 정신 건강에도 좋다.

만약 패스워드를 여러 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사정이라면 패스워드를 15자리로 하는 것이 좋다. 대다수 국가 국방부의 권고사항이 그렇다. 더욱이 #, %, * 등의 특수 기호가 들어가도록 만들면 해킹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해커는 금요일, 토요일에 가장 활동적이라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마다 바꿔주면 해커는 헛발질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피싱의 생리상 범죄자가 피싱에 성공하려면 피싱 1회전으로 성공할 리는 만무하다. 보통 3회전 정도 거쳐야 한다. 그 기간 동안에 패스워드를 변경했다면 피싱은 완전히 무위로 돌아간다. 이렇게 보면 피싱을 원천 봉쇄는 못하더라도 피해나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목요일마다 패스워드 바꾸기를 밥먹듯 일상화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문송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