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섹 "사회에 대한 풍자 때문"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동아시아 전문가이자 블룸버그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성공것은 사회에 대한 풍자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페섹은 16일 ‘강남스타일이 오늘날 경제의 진실을 얘기한다’는 제목의 블룸버그 칼럼에서 사이가 심금을 울리는 것은 한국인들이 국내총생산이 국내 총행복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계급과 재산이 거짓 신이라는 싸이의 체제전복적인 메시지를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페섹은 강남스타일이 유투브에서 수 억 건의 죄회를 기록하고 싸이가 ‘엘렌 드네제느러스 쇼’와 NBC의 ‘투데이 쇼’에 출연하며,홀로 한국의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궁금했다면서도 이제는 싸이의 팬이라고 자인했다.
페섹은 강남스타일이 ‘멋진’ 노래가 아니며 싸이 또한 세계 일류급 가수나 댄서,공연자는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10대가 판을 치는 한국에서 어떻게 나이든 한 남자가 과거 그 누구도 못한 세계화를 이룩했는가라고 물었다.
페섹은 그 이유로 경제에서 찾았다. 페섹은 강남스타일이 세계화되기 전에 5000만 한국 인구를 사로잡았으며, 곡조는 매력있고 말춤은 박수갈채를 받는 명연기였다면서도 ‘진짜 인기’있는 이유는 사회에 대한 풍자라고 강조했다.
페섹은 강남이 한국 사람들이 비벌리 힐스와 맨해튼의 어퍼 이스트 사이드,일본 도쿄의 시부야를 뒤섞어 놓은 곳으로 여기는 서울의 부유한 곳이자 한국의 1%가 사는 곳이라고 소개하면서 사이의 노래와 비디오는 화려한 이웃을 패러디하고 15년 경제위기 당시 한국을 소진시킨 냉혹한 물질주의를 조롱한다고 주장했다.
페섹은 1997년 아시아 위기 당시 한국의 가계는 국고에 보태기 위해 금을 기부했지만 지금의 부자들은 금과 재산을 자랑할 것을 사기 위해 강남으로 떼지어 몰린다고 꼬집고 이 같은 현상을 칭찬하고 조롱하면서 사이는 한국 경제의 양극성을 포착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불과 4년전 차기 아일랜드가 될 것으로 여겨졌지만 파산하기보다는 용감무쌍하게 성공해 실업률이 미국의 절반,프랑스의 3분의 1에 불과한 3.1%에 그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전후 붐을 일으킨 수출주도 모델로 갈 수 있는 데 까지 가서 1997년 이후 생활수준을 회복했지만 근로자들은 최장 시간 일하고 아이들은 암기와 방과후 교습으로 학창시절을 단축하며 대학생은 재벌회사에 취업하기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페섹은 비판했다.
가계부채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들이 강남의 라이프스타일을 갖기 위해 애쓰면서 급증했다.
페섹은 바로 이 모든 것들이 사이가 심금을 울리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페섹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사이를 언급한 것도 소개했다. 박 장관은 당시 “우리의 서비스 부문은 취약점”이라면서 “다각화된 상품과 시장을 가진 경쟁 수출국가과 달리 우리의 서비스 부문은 지나치게 폐쇄돼 있다”고 말했다.
박 장과은 “일부 분야에서 점진적인 진전이 있기는 하지만 사이와 같은 성공담은 아주 예외”라고 강조하고 “시장을 개방하고 외국의 라이벌과 경쟁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페섹은 사이는 판에박힌 K-P가수들과 달리 근면과 유머,자기 재능이라는 브랜드로 성공한 아웃 라이어(outlier)라고 극찬하고 한국 경제도 그와 흡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페섹은 이어 한국은 세계 최상의 인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것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국 나름의 리듬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