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극동건설이 신청한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졌다. 법정관리인으로는 김정훈 극동건설 대표가 결정됐다. 법원이 별도로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불선임 결정을 내려서다. 재정 파탄의 원인을 경영진의 재산유용이나 은닉 등 부실경영이 아닌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판단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극동건설은 김 대표를 중심으로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게 된다. 업계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사가 관리인으로 결정돼 향후 회생계획안을 만드는데 이점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김 대표는 극동건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내부 자금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장 채권이나 조직 슬림화, 기존 사업계획에 대한 재검토 등 회생계획안을 마련하는데 채권단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PF대출잔액만 2·4분기 기준 5800억원에 달하는데다 이중 1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PF도 1700억원에 육박한다. 결국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에 대해 신속하게 지원하는 패스트트랙이 도입되더라도 최종 회생계획안을 만드는데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조직 슬림화는 물론 기존 사업계획에 대한 축소도 예상된다. 파주 등 대거 미분양이 발생한 곳과 주상복합 및 타운하우스 사업장도 조정 대상이다. 앞서 극동건설은 미분양에 대한 할인 마케팅을 실시하며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실제 극동건설은 죽전 스타클래스 1·2차와 4차 미분양에 25% 할인을 실시했으나 거래시장 침체로 수익을 거두는데 한계를 체감했다. 더욱이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는 당초 분양가인 2140만~2270만원보다 500만원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분양대금의 20%를 2년뒤 납부하는 조건을 내건 ‘문막 스타클래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조정 역시 필요하다. 11월께 한화건설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던 동탄2신도시 분양건은 한화건설이 시공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인수해 단독으로 진행토록 바뀔 예정이다.
2015년까지 해외사업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등 기존 진출국가를 중심으로 한 주변시장 공략은 당분간 관리차원으로 남겨질 전망이다.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수처리 시설과 태양광 사업부문도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가 사라진 탓에 조정 과정이 예정됐다.
반면 청약률과 계약률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사업장은 보다 효율적인 관리를 하는 수준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지난해 전국에 4406가구를 공급하며 분양실적 ‘Top 10’에 이름을 올린 극동건설은 대구 웅진스타클래스(946가구), 안동 웅진스타클래스 옥동(414가구), 세종시 웅진스타클래스(732가구), 충남 내포 웅진스타클래스 센트럴(938가구) 등에서 청약률 100%를 기록했다.
극동건설 관계자는 “회생절차 신청때부터 법원 판단에 따르기로 결정한 상황”이라며 “법정관리인과 채권단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효율적인 회생계획안을 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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