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산요, 나이키, 구글 등 최근 중국에서 철수한 외국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LG경제연구원은 7일 '중국을 떠나는 기업 중국에 들어가는 기업' 보고서를 통해 "어떤 기업들이 중국을 등지고 어떤 기업들이 새삼 중국을 찾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외자 탈(脫)중국’ 논란을 올바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철용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에서 철수하는 외국기업 유형은 크게 보면, ▲정부 규제나 통제로 인해 중국 시장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사업 계속 의지를 잃은 경우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중국 내 임금 급등으로 타격을 입고 사업을 접는 경우 ▲비용 관리, 시장 지위, 수익창출 능력 등 종합경쟁력에서 본토 기업들에 밀려나는 경우 ▲오염유발형 투자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좌절되는 경우 등"으로 분류했다.
2010년 3월 구글이 중국 정부의 자사 메일계정(Gmail) 해킹과 인터넷 컨텐츠 검열에 반발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것은 시장 외적인 통제가 외자의 사업 좌절을 초래한 악명 높은 케이스다.
또한 상당수 외국기업들은 비용 관리, 시장 지위, 수익창출 능력 등을 포함한 종합경쟁력에서 본토 기업들에 밀려 중국시장에서 사라졌다. DHL은 2011년 7월 실적이 부진한 3개 중국 로컬 택배회사의 지분을 팔아버리고, 중국 국내 택배 시장에서 전면철수했다. 회사 규모가 작은데다 중국 내 지역간 택배 업무 허가를 얻지 못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살릴 수 없었던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이 연구위원은 "불합리한 규제나 임금 코스트 급등에 따른 철수 유형은 중국이 사회주의적 통제경제를 유지하고 내수 위주의 성장모델 전환을 포기하지 않는 한 끊임없이 나타날 것"이라며 "다만 전체 외자 철수 건수에서 이들 유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반대로 로컬기업 경쟁력 향상이나 주민의식 제고에 따른 철수 유형은 갈수록 그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에 대한 투자 확대나 신규진입 유인은 시장 유인, 노동비용 이외 경영여건 우위, 신규 투자개방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시장 유인에 따른 투자는 성장잠재력이 높은 금융, 제약, 보건의료, 유통 등 서비스 영역에서 활발하며, 내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핵심기술을 들여가는 제조업 사례도 늘고 있다"며 "노동비용 이외 여건 우위를 활용한 투자는 중국에서 원재료~부품~완성재로 이어지는 산업 가치사슬이 빠르게 형성되어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대 중국 FDI의 시기별 흐름에서는 투자 산업의 다양화, 투자 주체의 다변화, 투자 건당 투자금액 증가(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등의 추세가 확인됐다. 이 연구위원은 "산업별로는 제조업 가운데 ‘고기술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서비스업 가운데 ‘현대적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지는 등 업그레이드 양상이 뚜렷하다. 지역별로는 중서부 투자가 크게 늘고 있으며, 외자 철수 타격이 큰 동부지역은 고부가가치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자본유치에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앞으로는 시장 여건이 최대 결정요인이 되고, 비임금 코스트 여건이 임금 코스트 여건보다 더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 코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중공업이나, 임금이 비용임과 동시에 구매력을 의미하는 서비스업이나 내수형 제조업이 FDI 주도 산업이 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경제가 전 산업영역에서 저개발 상태를 벗어나고 로컬기업들의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중국 투자는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성공적인 중국 투자를 위해서는 ‘중국에 없는 고급기술’이나 ‘남다른 사업적 혜안과 배짱’, 혹은 둘 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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