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FOMC 의사록 "목표치 설정으로 투명성 높일 수 있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통화정책 운용을 위해 고용과 물가 목표치를 설정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지난달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 의견에 동의하는 의견이 많았다는 것이다. 에반스 총재는 지난해부터 물가가 3%를 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실업률이 7%로 하락할 때까지 FRB가 부양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RB의 두 가지 임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실업률과 물가 목표치를 설정하고 통화정책을 운용하자는 의견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 통화정책 위원들은 구체적 수치를 사용하는 방안이 좀더 통화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과제들을 해결하는데 좀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가능성만을 남겨둔 채 아직은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셈이다.
FRB는 지난달 FOMC에서 매달 400억달러의 모기지담보채권(MBS)을 매입하는 3차 양적완화를 발표했다. 당시 3차 양적완화 이행 시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고용 전망이 상당히 개선될 때까지'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에반스 총재 의견처럼 구체적인 실업률과 물가 목표치를 설정하면 시장관계자들은 3차 양적완화가 언제까지 시행될지 예측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중앙은행과 시장 간의 소통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성명서에 따르면 물가 안정을 중시하는 일부 매파적 성향의 통화정책위원들은 구체적인 정책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FRB가 제시한 정책 목표치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되돌리기 어려워질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에 따라 불필요한 인플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낮다는 이유로 부양정책을 지속해야 하는 상황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정책 목표치를 제시할 경제지표 대상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는 사실이 의사록에서 확인됐다.
최근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는 실업률의 경우 경기 회복이 아니라 구직 포기자 증가 등의 이유로 하락할 수도 있음을 지적하며 실업률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과 관련해 반대한다는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이날 의사록에서는 취약한 고용시장 회복세와 유럽의 채무위기, 중국 경제 성장세 둔화, 재정절벽 등을 이유로 FRB가 지난달 3차 양적완화 시행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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