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26일 기존의 성장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발상을 바꿔 거꾸로 일자리를 통해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KBS 정강정책 방송연설에서 "성장의 결과로 일자리를 만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면서 "경제정책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모두 경제성장률 1%마다 일자리가 몇 개씩 생긴다는 식으로 사고해왔다"며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에 비정규직만 늘고, 좋은 일자리는 오히려 많이 줄어 중산층이 무너져 양극화가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이 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3대 일자리 정책 이른바 '만 · 나 · 바' 정책을 제시했다. '만 · 나 · 바' 정책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고, 기존의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자는 뜻이다.
문 후보는 먼저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별받지 않으면서 실질 생계임금과 4대 보험 혜택을 보장 받는 일자리가 좋은 일자리라고 규정한 후 일자리의 9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에 놓는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게 ▲재벌·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공정 거래 환경 조성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 군 복무 18개월 단축 및 모병제 전환 등 세부정책 사안도 내놓았다.
좋은 일자리 나누기 정책에서는 법정 노동시간 준수를 강조했다.
그는 "주 40시간, 연장노동 12시간의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70만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노동자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문 후보는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꾸자는 대목에서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나가겠다"며 "민간기업도 여러 가지 지원을 통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또 '좋은 일자리 지키기'도 강조하면서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임금 피크제 도입을 통한 노동 정년 연장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성장도 복지도, 경제민주화도 모두 일자리에서 시작된다"며 "일자리는 대한민국이 처해 있는 많은 문제들을 풀어갈 수 있는 첫 실마리"라고 일자리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