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강제 해외진출’ 끝에 명실공히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한 외신의 관심이 식을 줄 모른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4일 ‘강남스타일에 숨겨진 메시지’란 기사를 통해 싸이 신드롬의 사회적 의미를 조명했다.
타임은 ‘강남스타일’에 대해 “음악이 귀에 착착 달라붙고(Catchy), 뮤직비디오는 터무니없이 웃기다(Ridiculous)”면서 “이 때문에 듣는 이들은 강남스타일에 실없는 사회적 풍자가 섞여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에 대해 타임은 “서울에서 가장 부유하고 화려한 지역으로 실리콘밸리, 월스트리트, 베벌리힐즈, 맨하탄의 어퍼이스트사이드, 마이애미비치를 모두 한 곳에 뭉뚱그린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는 싸이가 미국 방송에 출연하면서 여러 차례 소개했던 것과 같다.
잘 차려입은 옷을 과시하며 젠체하는 모습, 그리고 사우나에서 등에 문신을 한 ‘어깨’들의 등에 기대고 대중목욕탕에서 수영을 하며 다리 아래서 장기를 두는 노인 옆에서 우쭐거리다 클럽 대신 관광버스 안에서 춤추는 모습과의 우스꽝스러운 불일치 등 외국인들이 잘 이해하기 어려운 각 장면을 설명하면서 타임은 “비디오에서 코믹하게 묘사된 싸이의 ‘강남 스타일처럼 살고 싶어하는 어설픈 모습’은 한국 사회의 과잉된 소비 열망을 나타낸다고 언급했다.
깊이있는 시사·문화평론으로 유명한 월간 ‘애틀랜틱’의 맥스 피셔 칼럼니스트는 ‘강남스타일’에 대해 단기간에 급성장한 한국 자본주의 사회의 관점에서 설명한 글에서 “한국의 평균 가계부채는 막대한 신용카드 빚 때문에 가처분소득의 무려 155%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으며, 성인 1명당 평균 5장씩의 카드가 있을 정도다”라면서 “놀라울 정도로 빠른 경제성장으로 대출이 안전한 것처럼 느껴지면서 한국인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신용에 기댄 소비를 누리기 시작했고 정부도 이같은 소비를 장려했다”고 분석했다. 그 끝은 90년대 말 아시아지역을 덮친 외환위기였다.
타임은 “강남스타일은 노골적인 비판 대신 해학적인 풍자로 더 큰 효과를 내고 있으며 여기에는 싸이 스스로도 강남의 부유한 집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배경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아마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의 의미는 실제의 ‘강남 스타일’의 삶이 공허하다는 뜻이기보다는 인생에서 돈보다는 마음가짐(Attitude)에 더 큰 의미를 차지한다는 쪽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뮤직비디오에서 싸이가 어린이 놀이터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대중교통인 지하철 안에서 이상형의 여자를 만날 때 더 행복해 보이는 것처럼, 돈·지위·과소비에 중독된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로움’임을 다시 상기시켜 준다는 것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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