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사람경제'VS 안철수의 '혁신경제'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간의 경제민주화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문재인 후보는 '사람경제'를, 안철수 후보는 '혁신경제'를 들고 네이밍 전쟁에 나선 것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거의 같은 정책을 내놓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혁신경제'를 제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안철수 후보는 24일 젊은 연구진들의 무인자동차 개발 현장을 방문했다. 안 후보는 이날 국민대 무인차량로봇 연구센터를 찾아 연구진으로부터 무인자동차 개발 현장을 듣고 연구구진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책을 모색했다. 대선출마 이후 안산의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찾아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을 격려하고, 수원 지동의 못골 시장을 찾는 등 혁신적인 경제모델을 강조한 행보의 연장선이다.
안 후보측은 "안 후보는 혁신경제의 기반이 되는 젊은 연구자들의 도전이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점을 주목한다"고 방문 취지를 설명했다. 안 후보는 추석 연휴 전까지 혁신경제 일정을 계속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는 '혁신경제' 노믹스를 기치로 '두바퀴론'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 7월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는 안 후보의 경제분야 정책방향이 민주당과 대부분 겹쳤는데 대선 출마 직후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경제멘토'로 알려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 "자문 역할"이라고 선을 그었고 서울대 홍종호(49)교수를 새로운 경제 총괄역으로 내세웠다. 홍 교수는 한국 개발연구원(KDI)와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일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사람경제'노믹스를 기치를 이끌고 민생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 후보는 오는 25일 도라산역을 방문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의 6ㆍ15, 10ㆍ4 공동선언 이행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문 후보의 '남북경제연합'을 강조할 계획이다. 남북경제 연합은 우선 경제분야에서 사실상 통일로 나아가 '30-80시대(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인구 8000만명)에 진입하겠다는 문 후보의 대표적인 공약이다.
문 후보는 전날에는 부인 김정숙 여사와 찾은 서울 망원동 재래시장을 찾아 장을 보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설 경우 주변 재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는 대형마트 허가제를 바꾸고, 들어선 대형마트도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규제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경제민주화 과제를 제대로 실천할 수 없으면 이를 위해서 정당과 정책이 뒷받침하다는 '사람경제' 논리를 펴왔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승자독식 시장과 만능 탐욕의 정글 경제보다는 공존ㆍ공생ㆍ배려의 사람경제가 핵심"이라며 "경제 민주화와 복지ㆍ경제ㆍ정의 모두 역시 '사람이 먼저다'에서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밍 전쟁을 펼치는 두 후보 모두 약점은 있다. 문재인 후보는 경제 민주화를 대표할 '얼굴' 이 없다는 점이다. 당 미래 캠프의 '일자리 혁명위원회'는 '은수미 의원'이 맡기로 했으나. '경제민주화 위원회'의 얼굴을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이를 두고 캠프와 당의 의견도 엇갈린다. 당의 고위관계자는 "범케인스주의내에서 성장론자가 와야한다"고 말하지만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무엇보다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대표할 인물이 와야 한다"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 담쟁이 포럼에서 축사를 맡은 장하준 케임브리지 교수가 하마평에도 오르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총론은 있으나 각론이 부족하다고 비판을 받고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9일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 모델이 필요하다"며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는데 그쳤다. 대선 주자중에서 출마선언이 가장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안철수 후보가 연일 '혁신경제 '행보를 하고 있지만 추상적인 개념을 내놓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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