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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외국인학교, 애초부터 '그들만의 천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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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승환 기자] 외국인 학교인가 ? '귀족학교'인가 ? 최근 검찰의 부정입학 수사로 사회 유력층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되면서 외국인 학교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재벌가 3세에 유력 법무법인 변호사까지 부유층들의 '무너진 도덕성'이 하나둘 베일을 벗고 있다.


외국인 학교가 귀족학교로 '변질'될 개연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웬만한 대학 등록금의 2~3배가 넘는 학비에다 내국인 입학을 대폭 허용한 법ㆍ제도 때문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 자녀들의 교육여건 향상'이라는 설립 취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인 학교의 현실은 국내 유력층 인사 자녀들의 해외 '조기유학 대체제'에 더 가깝다. 부정입학 수사로 드러난 외국인 학교의 문제를 짚어 본다.


◇ 대학 등록금은 '껌값', 천문학적 학비 = 현재 국내에 등록된 외국인 학교는 모두 51곳, 이 중 실제 운영 중인 학교는 49곳이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49개 학교의 한 해 평균 학비는 1618만원이다. 국내 대학들의 1년 등록금 평균 670만원보다 2.4배가 비싸다.

학비가 가장 비싸다고 조사된 경기 수원외국인학교는 무려 3893만원이었다. 고등학교 과정의 입학 첫 해를 기준으로 수업료만 1965만원이다. 여기에 입학금 45만원과 통학버스비 240만원, 기숙사비 1126만원 등이 추가된다.


얼마 전 일부 학생의 부정입학 정황이 드러난 덜위치칼리지서울영국학교의 경우에도 1년 학비가 3449만원에 달한다. 이 중 수업료는 2400만원이다. 1년 수업료만 따져봐도 국내 국ㆍ공립대학의 4년 치 평균 등록금 1660만원보다도 1.45배가 많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학비가 싼 게 아니다. 역시 부정입학 수사 선상에 오른 서울드와이트외국인학교에선 유치원과 초등학생 수업료가 2290만원, 중ㆍ고등학생 수업료는 2385만원이다. 대다수 학교에서 유치원과 초ㆍ중ㆍ고등학교 과정 학비는 비슷한 선에서 책정된다. 자식 한 명 대학 보내는데도 '허리가 휘는' 서민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 외국인학교 학비 왜 비싼가 = 외국인 학교들은 학비가 비싼 이유로 외국 현지 강사진의 높은 임금수준을 들고 있다. 외국인 학교 상당수가 '국제표준교육과정(IBㆍInternational Baccalaureate)'처럼 해외에서 통용되는 커리큘럼을 채택하고 있다. 이 과정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교사를 '모셔오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각 학교들이 대부분 '소수정예'로 운영된다는 점도 학비를 천정부지로 올리는 요인이다. 외국인 학교에선 보통 교사 1명 당 학생 수가 10명 안팎이다. 여기에 최신식ㆍ최첨단 강의실과 체육관, 값비싼 기자재 등이 갖춰져 있다.


외국인 학교는 우리나라 '국민교육'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다. 일반 초ㆍ중ㆍ고등학교처럼 국가가 수업료나 학교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당연히 외국인 학교들이 책정한 학비를 통제할 만한 법ㆍ제도적 규제도 전무하다. 주로 외국 유수 학교법인들이 세우는 국내 외국인 학교들은 사실상 학교 운영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으로만 충당한다.


◇ '선택받은' 극소수 위한 '그들만의 리그' = 이 같은 상황은 외국인 학교가 국내 부유층의 '귀족학교'로 변질되는 기본적 토대다. 정원 30%까지 내국인 입학이 허용돼 자녀를 입학시킬 만한 학부모들은 극소수일 수 밖에 없다. 외국인 학교의 일종인 외국교육기관으로 분류되는 인천 C 학교의 경우 지난 2010년 S그룹 J회장의 자녀와 L그룹 S회장의 증손녀가 입학해 화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국민들의 눈과 귀는 외국인학교 불법 입학에 대한 검찰 수사에 쏠려 있다.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검찰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 3개 외국인 학교 부정입학 혐의자 수사를 위해 소환해온 인사가 수십 여명에 달한다.


이미 소환 받은 인사로는 H그룹 전 부회장 L씨의 며느리, D그룹 일가 B씨의 3남 B씨 내ㆍ외, 서울 K법무법인 소속 변호사의 아내는 물론 현직 장관 일가마저 부정입학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들의 수법도 가관이다. 외국인 학교 입학 요건을 갖추기 위해 과테말라나 온두라스 등 중남미 나라에서 여권이나 시민권을 위조해 자녀를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내국인 자녀들의 외국인 학교 입학 자격은 의외로 '단순'하다. 부모 중의 한 명만 외국 국적을 갖고 있으면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자녀가 외국에서 3년 이상 체류한 사실만 입증하면 된다.


각 학교들은 부모가 외국 국적을 갖고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자녀를 외국인 학교에 보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지도 않고 그럴 의무도 없다. 외국인 학교를 통해 자녀를 해외 유수대학에 보내려는 사회 유력층들에게 부정입학을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된 이유다.




노승환 기자 todif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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