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한가위 '文·安드림'에 달렸다
노짱도 MB도 승부처는 추석, 단일화 민심 잡기 열흘... 어느 달이 뜰까
문재인-안철수, 사활건 여론쟁탈전
지지율 격차 따라 논의 시점 좌우될 듯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단일화? 추석 민심에 달렸다. 그만큼 추석 전 열흘이 중요하다. 두 후보 모두 '한가위 승부'에 명운을 걸어야 될 거다." (민주통합당 핵심 관계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추석민심'의 향배가 단일화를 결정할 변수라는 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9ㆍ29∼10ㆍ1) 민심의 흐름이 단일화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추석 연휴는 전국의 민심이 모이고 흩어지는 시기다. 추석 연휴를 앞둔 열흘간 두 후보가 어떤 메시지와 행보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민심이 달라지고,
이는 추석 직후 여론조사에 반영돼 향후 단일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안 후보는 19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단일화의 조건으로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야권의 쇄신을 요구하면서 공을 민주당에게 넘긴 것이다. 문 후보는 20일 의원총회에서 "조기 단일화를 촉구할 필요도, 협상을 통한 단일화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 모두 단일화 논의의 속도조절에 들어간 것이다.
양측은 일단 독자적인 대선 행보를 통해 각자의 지지율을 극대화한 뒤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추석 민심에서의 우열이 단일화 향방의 관건이라고 판단해 남은 열흘간의 승부에 명운을 걸 것이라고 정치권은 예상하고 있다. 단일화를 두고 두 후보의 진검승부가 시작된 셈이다.
관전 포인트는 추석연휴 직후의 지지율 격차다. 두 자릿수 이상 현격한 차이를 보일 경우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단일화 논의가 빨라질 수 있다. 반면 문ㆍ안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하면 단일화 논의는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문 후보의 압도적 경선 승리와 안 후보의 출마선언 '컨벤션 효과'로 두 후보 모두 지지율 상승에 탄력을 받고 있어 박빙의 승부가 예상된다.
추석 민심이 손을 들어준 후보는 '밴드왜건'(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 효과까지 누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06년 대선 경선 당시 한나라당(현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줄곧 수위를 달리다 10월 추석 직후 당내 경쟁 상대였던 이명박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한 뒤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2002년 대선 땐 한ㆍ일 월드컵을 거치면서 지지율이 치솟은 무소속 정몽준 후보가 추석 연휴 직전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위협하는 돌풍을 만들기도 했다.
양측은 추석 밥상의 의제를 누가 선점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 모두 본격적인 대선 행보 이후 유권자들의 1차 판단을 종합적으로 받아본다는 점에서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밥상머리'에 올리기 위해 전력을 다할 전망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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