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피아트 CEO "이탈리아 공장 폐쇄 없을 것"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6초

마르키온네 CEO, 오는 22일 몬티 총리와 회동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이탈리아 자동차회사 피아트의 세르조 마르키온네 최고경영자(CEO)가 이탈리아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이탈리아 공장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이탈리아 투자 계획을 밝히라는 요구가 빗발치는 것에 대해 마르키온네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마르키온네는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급변한 상황 속에 놓여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나는 공장을 폐쇄할 것이라고도 이탈리아를 떠나기를 원한다고도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공장 폐쇄와 같은 결정을 하는 것은 엄청난 책임감이 따르는 것임은 분명히 확인해줄 수 있다"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산업 고용 인력은 20만명에 육박한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30만명, 독일 약 77만3000명에 미치지 못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피아트는 이탈리아에서 고용 인력이 가장 많은 회사다. 최근 이탈리아 경제가 급속히 악화되면서 피아트에서 대규모 감원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포드, 제너럴 모터스(GM) 등은 유럽 지역에서 공장 축소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게다가 마르키온네는 이탈리아의 고용법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던 인물이었다.

피아트는 지난 2010년 5년 동안 이탈리아에 160억유로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주 피아트는 2년 반 전에 발표한 투자 계획이 변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밝혔다. 투자 계획 변경이 있다는 것이다.


피아트는 내달 30일 새로운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피아트가 밝힌 투자 계획은 나폴리 인근 1개 공장과 튜린 2개 공장 등 총 3개 공장 25억유로 투자 뿐이다. 그나마 이중 새로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위한 10억유로는 자동차 시장 회복 때까지 보류돼 있는 상황이다.


이탈리아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피아트가 대규모 감원에 나설 것을 우려한 이탈리아 정치권은 피아트에 이탈리아 사업 전략을 공개하라고 요구해왔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를 비롯한 주요 경제 담당 장관들은 오는 22일 마르키온네와 만날 예정이라고 이탈리아 정부는 밝혔다. 이탈리아 노조는 마르키온네가 정부 장관들을 만나 자신의 투자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피아트가 최근 미국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본국 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를 자극했다. 피아트는 올해 유럽에서 7억유로 가량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9년 인수한 크라이슬러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덕분에 그룹 전체로는 이익을 내고 있다. 피아트가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미국에서 피아트는 지난주 크라이슬러 신차를 공개했다. 또 미국 시장을 목표로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할 마세라티 리무진 시제품 생산을 튜린 공장에서 시작했다. 스포츠 차량 브랜드인 알파 로메오도 미국 시장에 다시 진출시킬 계획이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과 달리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 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판매량은 40여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장관계자들은 피아트가 앞서 일시적이라고 밝혔던 피아트의 이탈리아 공장 가동 중단이 이번 가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르키온네는 내년 이탈리아 자동차 시장이 매우 나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아트가 8억유로를 투자해 판다 컴팩트카 개발했지만 시장이 없어 팔지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탈리아와 유럽에서 피아트의 입지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시장 회복을 적극 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아트의 존 엘칸 회장도 "투자계획은 매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야만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아트 창업주인 아그넬리 가문은 마르키온네를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