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산정·지원대상 선정 등 기준없어
-전문가들 "전세보증금 담보대출도 현실성 없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새누리당이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 지원 대책을 보완해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실효성 논란이 뒤따르고 있어 보완해야 할 점이 적잖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이 18일 발표한 대책은 하우스푸어인 집주인이 자기 주택의 지분 일부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공공 부문에 매각해 빚을 차감하는 방안이다.
매각 한도는 집주인이 부채총액 내에서 자유롭게 선택 가능하며 주택 소유권은 집주인에게 있다. 대신 월세개념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보다 다소 높은 연 6%대 이자를 내야 한다. 대출받은 집주인의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이율을 시중금리만큼 높였다는 설명이다.
렌트푸어를 위한 대책으로는 ▲전세보증금 대출 후 연 5%대 월세 ▲전·월세 상한제 도입 ▲저소득층 전세자금대출·저금리 전환 ▲임대주택 20만가구 공급(2018년까지) 등이다.
시장에서는 하우스푸어 대책의 경우 주택소유권이 유지된 채 이자 부담을 경감할 방도가 생긴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지원 대상을 어디까지 한정할 지, 주택 감정가는 어느 정도일지 등 실제 방안이 시행될 때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정부에서 주택의 일정 지분을 매입한다고 해도 시세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가격에 매입할 지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전월세 전환 비율(10% 안팎)이나 지역별로 다른 임대료 비율 등의 여건으로 인해 이자율 6%가 적정한 지, 사람들이 월세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정부가 무조건 경매로 넘길 수는 없기 때문에 공적자금 건전성과 채권 확보를 어떻게 할 수 있는 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 계층도 문제다. 함 실장은 "고가주택 일부를 제외한다고 해도 어느 계층까지 지원해줄 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원론적인 시장기능 활성화를 주장하며 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특정 혜택 대상자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진짜 하우스푸어 대책은 주택시장 거래 활성화로 집을 제값 받고 팔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득세 감면을 내년까지 연장하고 양도세 특례대책을 신규분양 물량까지 확대해야 시장이 전반적으로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렌트푸어 대책은 일부 시행 자체가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나왔다. 박합수 팀장은 "전월세 상한제는 거론은 많이 됐으나 신규계약에는 적용되지 않아 임대료 폭등의 우려가 있어 정부에서 반대했던 정책"이라며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은 집주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은행권에서도 취급을 거의 안 한다"고 설명했다.
소형 임대주택 다량 공급이 공공의 역할이라고도 했다. 박 팀장은 "40평짜리 등 대형 임대주택도 있는데 이를 나눠 저소득층을 위한 소형 임대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그래야 보금자리주택 등에 대기하고 있는 일반 중산층 수요자들도 주택시장으로 넘어와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어차피 임대주택 수요자들은 서울 일반 3억~4억원 아파트를 살 수 없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권이 새누리당과 별개로 발표한 '트러스트앤리스백(trust and leaseback)' 방식의 하우스푸어 대책은 수혜층이 1000여가구에 지나지 않아 시장영향이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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