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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8700억 받아낸 한화의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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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여간 현지서 종횡무진 김현중 부회장 만나보니.. "회장·임직원 이뤄낸 일"

이라크서 8700억 받아낸 한화의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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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내가 한 일은 없다. (김승연) 회장께서 한 일이고 한화 임직원 모두가 이뤄낸 일이다.”


출국 한 달여만에 귀국한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사진)이 지난 14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자리에서 기자와 만나 지연돼온 선수금을 수령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몇 마디 말 속에선 초대형 이라크 신도시 프로젝트 수주에 결정적으로 김승연 회장의 힘이 작용했으며 선수금은 그 수주계약에 이어 자연스럽게 받아낼 수 있었던 일이라는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았다. 그래서인지 곧바로 “내가 이뤄놓은 것은 없다”며 8700억원의 공사 선수금 수령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평가절하했다.

당초 도착예정 시간보다 1시간여 늦은 5시35분 홀로 게이트를 빠져 나온 김 부회장의 얼굴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 8월25일 이라크를 찾은지 한달여만에 돌아올 정도로 긴 여정이라는 점도 작용했으나 그룹은 물론 정부와 관련업계까지 초미의 관심을 둔 선수금 지급문제를 풀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녀서다.


초대형 현금을 끌어온 ‘영웅의 귀환’임에도 귀국길은 조용했다. 그룹 전용기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 항공기를 타고 건너왔고 직원 두 명만이 공항에서 마중을 나올 정도였다. 선수금을 받아낸 ‘1등 공신’으로 부각될까봐 부담스러워해서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 부회장은 공항서 기자를 마주치자 “어떻게 알고 나왔느냐”며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내 “신경써줘 고맙다”며 악수를 청한 김 부회장은 다음 일정을 위해 서둘러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동안 한화건설은 10조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의 선수금 입금날짜가 한 달 넘도록 지연되며 속앓이를 해왔다. 당초 선수금 수령은 본계약 시점인 5월30일로부터 60일 이내였다. 하지만 라마단 기간과 겹치는 등 이라크 현지 사정으로 지연되면서 시장에서는 공사수행 위기론까지 언급됐다.


여기에 라마단 기간이 끝나기 이틀전 김 회장의 구속은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제2의 중동 건설 붐을 이끌겠다”며 이라크 총리를 만나는 등 이번 프로젝트를 진두지휘 해왔기에 이라크 정부는 김 회장의 재판 결과와 사업의 지속 여부를 국토해양부와 한화에 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총 공사비 77억5000만달러의 10%인 선수금 7억7500만달러(한화 약 8700억원)는 지난 13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중앙은행을 통해 송금하고 미국 JP모건을 거쳐 한화건설 우리은행 계좌로 입금됐다. 한화건설이 이번에 수령한 금액은 송금수수료를 제외한 7억3450만달러다.


이번 기회로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수출입은행 등 금융권이 선수금 환급보증서(AP본드)를 제공해 공사 착공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추후 일정을 묻는 질문에 “이제는 공사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일하게 되는 것으로 직원 50여명은 이미 현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의 부재로 현장은 김 부회장이 진두지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조만간 현지로 다시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그룹 총수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회장께서 이미 다 해놓으신 일로 내가 한 일은 정말 없다”며 “그런데 회장께서 그렇게 되셔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끝을 흐렸다.


한편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0㎞ 떨어진 비스마야의 1830㏊규모 부지에 총 10만가구를 건설하는 공사로 한화가 설계, 조달, 시공(EPC)을 일괄 수주했다. 현재 한화건설 내에는 이라크 TF팀원이 350여명으로 증원돼 세부공사설계 및 본 공사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초 현장 부지에 이니셜캠프(Initial Camp)가 세워졌으며 이번 선수금 입금으로 모빌팀이 현장에 파견돼 정지작업과 기초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7년여간 진행될 이번 공사는 국내 중소 협력사들과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중동에 진출하게돼 제2의 중동 붐도 기대되고 있다. 이라크 현지에 100여개 국내 중소 자재와 하도급 업체 그리고 1000여명에 달하는 협력사 직원들이 동반 진출한다.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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