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여성 ‘출산·보육 의식’ 실태 보고
워킹맘이든, 전업주부든 엄마들 대부분이 아우성치는 고민은 육아 문제다. 경력단절이 됐다가 다시 일을 가지려는 엄마들이라면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의 갈등은 더 심하다. 하나만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탄밖에 안 나온다.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그래서 여성이 행복한 정책이 곧 저출산을 극복하고 나라의 생산동력을 키워내는 길이다.
자녀는 짐? 극단적으로 얘기한다면 그렇다는 거다. 아이가 없는 맞벌이 부부를 일컫는 ‘딩크족’(DINK)과 ‘1가구 1자녀’를 선호하는 젊은 부부들이 늘고 있다. 보육비용에 대한 경제적 부담, 믿을 만한 보육시설 부족,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는 생계 현실, 사회활동을 통한 여성의 자아실현 욕구 등…아이 갖기를 거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걸림돌로 꼽는 것이 보육비다. 우리나라 기혼 여성 10명 중 6명꼴로 출산 계획이 없으며 이는 자녀 교육 및 보육에 대한 비용 부담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코노믹리뷰>는 지난 8월 22~24일 여론조사 및 마케팅 전문기관인 ‘KTMM’에 의뢰해 만 25~49세 기혼 남녀 1651명을 상대로 ‘출산·보육 의식’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구간 플러스마이너스 2.41%)했다. 현재 자녀가 아직 없거나 6세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을 대상으로 향후 ‘출산 계획‘을 질문한 결과에 따르면 ‘자녀를 가질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33.3%였으며 ‘출산 계획이 없다’는 답변이 66.7%에 달해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부모 82.8%가 양육수당·보육료 지원받아도 출산 않겠다
무상보육 제도, 출산율 증가에 도움 안 되는 것으로 조사
향후 ‘자녀 출산 계획이 없다’는 응답자의 경우 그 이유로 ‘자녀의 교육(18.9%)과 보육(19.7%)에 대한 비용이 많이 들어서’라는 답변이 38.6%로 가장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이 ‘자녀의 양육비용’, 30대 후반이 ‘자녀의 교육비용’이라고 답해 아이 보육에 대한 부담이 출산을 꺼리는 주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믿고 맡길 만한 보육시설 부재, 보육비, 사회 재진출에 대한 욕구 등에 따른 육아 부담으로 더 이상 자녀 출산을 생각하지 않겠다는 정은주 주부와 같은 경력단절 엄마들이 상당수란 얘기다.
현 무상보육 체계에서 ‘양육수당 및 보육료를 지급한다면 출산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17.2%만이 ‘낳을 생각이 있다’고 답변했다. ‘그래도 낳지 않을 생각’이란 답변이 82.8%를 차지했다. 이는 현재와 같은 방식의 시설 위주 지원인 무상보육 제도가 출산율 증가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을 가능케 한다.
보육 방식에 있어서도 ‘부모가 직접 보육한 경우’의 만족 정도가 58.8%로 가장 높았으며 ‘부모님이나 육아도우미 등’의 답변도 48.8%에 달해 가정보육에 대한 만족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또한 시설 중심으로 보육료가 지원되는 무상보육이 자녀에 대한 부모들의 보육방식 선택권을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코노믹 리뷰 전희진 기자 h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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