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수출 부진의 터널을 중소기업 수출을 통해 벗어나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과거 사례를 비춰볼 때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의 위기 탈출 능력이 우수하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연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포커스-중소기업의 수출 특성과 정책 시사점'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월간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수출 부진에서 탈피한 2009년 11월 이후 월간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말까지 26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2월과 6월을 제외하고 4개월 월간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였다.
연구원은 중소기업 수출을 통해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출이 부진했던 IT버블 붕괴(2001~2002년)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2009년) 당시 중소기업이 수출 부진을 탈피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근거였다. IT버블 붕괴 시기 중소기업(10개월)은 대기업(19개월)에 비해 수출 부진 기간이 짧았다. 또 대기업은 8개월의 회복기를 거쳐 성장기에 진입한 반면 중소기업은 회복기 없이 바로 성장기로 진입했다.
현재 국내 제조 중소기업의 산업구조는 중화학공업, 판로구조는 내수에 집중돼 있다. 중화학공업을 통한 산업화 정책에 힘입어 제조 중소기업 중 중화학공업의 사업체, 종사자, 부가가치 비중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보다 높은 수준이다. 제조 중소기업의 판로는 내수비중이 85.3%로 수출 비중(14.7%) 보다 높다. 중화학공업의 특성상 부품과 소재를 제조해 최종재를 생산하는 다른 기업에 납품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산업과 판로 구조, 수출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신흥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신시장 개척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미 개발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구매 상담보다는 비즈니스 개발 단계부터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다.
또한 수출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을 확대하고 최근 무신용장 거래에 대한 대출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무역보험공사의 중소기업 지원 규모는 19조원으로 전체의 32.9%이며, 수출입은행은 전체 대출의 32.9% 규모로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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