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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사용료 부담에 허리 휘는 PC방 점주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이정민 기자]"장사를 위해선 어쩔 수 없이 게임을 구매해야 합니다. 울며 겨자 먹기죠."


광진구 화양동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수용(43·가명)씨는 기자가 찾아오자 푸념부터 늘어놨다. 지난 1일 오후 찾아간 김씨의 PC방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지만, 김씨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게임 사용료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PC방 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서든어택,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국내 최대 게임 회사인 '넥슨'의 게임을 하고 있었다. 다른 회사들이 PC방에 대한 과금제로 정액제를 채택하는 반면, 넥슨은 정량제를 채택하고 있다. 사람들이 게임을 한 만큼 PC방 점주들이 돈을 내야 하는 구조다.


점주들의 사용료 부담은 어마어마하다. 김씨는 "사람들이 게임을 이용하면 이용할수록 손해가 난다"며 "넥슨에만 게임 사용료로 월 100만원 정도 낸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인기 있는 넥슨 게임을 구비하고 있어야 사람들이 찾아오므로 사용료 부담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런 문제는 지난해 넥슨이 과금 체계 변경하면서 불거졌다. 정액제였던 과금체계가 정량제로 전환되면서 요금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김 씨는 "정량제 위주의 넥슨게임은 정액제 중심의 여타 게임과 비교해 부담이 높다"며 "넥슨이 소위 '잘 나가는' 게임 수를 늘려 과도하게 요금을 책정하면서 PC방 점주들 사이에서 원성이 높다"고 말했다.


요금부과 방식의 투명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넥슨의 방식은 게임 이용자들의 로그인·로그아웃 시간을 측정해 '분'당으로 부과한다. 그러다 보니 1초를 사용해도 1분의 요금을 내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김씨는 "넥슨이 불공정한 방법으로 어마어마한 낙전수입을 가져가고 있다"며 "당장 요금제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스마트폰 등장과 불경기의 여파로 PC방 업계가 침체기인데 넥슨의 과도한 요금경쟁으로 가뜩이나 더 업계가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PC방 점주의 모인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이사장 최승재)도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넥슨 측에 항의하고 있다. 한인협은 넥슨의 불공정한 과금체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항의해 왔으며, 지난달 27일부터 넥슨 본사 앞에서 산발적으로 1인 시위와 소규모 집회도 진행 중이다. 오는 12일에는 대규모 집회도 계획되어 있다.


최승재 한인협 이사장은 "지난해 넥슨은 다른 게임사들과 다르게 과금단위를 1분 단위로 바꿔 PC방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게임업계 1위 회사인 넥슨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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