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의 글로벌 사업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최근 급성장세에 힘입어 야심차게 신흥시장 진출을 추진했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수익에 제동이 걸리면서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월마트가 사업 확장을 서두르다 수익성이 줄어든 사실을 인정했지만, 중국과 브라질에서 여전히 신규 매장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찰리 홀리 최고재무경영자(CFO)는 FT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너무 의지가 앞섰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이 두 나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여긴다. 지금 당장은 여기가 우리의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FT는 중국과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 사업 확장이 주춤한 것은 멕시코에서 부패 혐의나 중국과 브라질의 성장 둔화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실제 월마트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르고 있다. 중국에선 사람들이 찾아오기 힘든 건물에 매장을 개설하면서 절반만 오픈했다는 비아냥을 샀다. 브라질에선 영업비용을 줄이는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현지 슈퍼마켓들이 가격 인상과 할인을 반복하는 동안 월마트는 계속 가격을 내리기만 하면서 영업이익 감소한 탓이다. 멕시코에선 신규 매장을 승인받기 위해 뇌물을 건넨 혐의로 매장 오픈이 지연되고 있다.
월마트는 올해 문을 여는 중국의 새 매장 규모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미국의 신규 매장 규모인 112~126 평방피트 보다 30% 가량 줄어든 규모로 축소한다. 이는 5억 달러의 지출을 줄여줄 전망이다.
신규 매장을 줄이는 것은 다른 다국적 유통업체도 마찬가지다. 영국의 테스코도 올해 중국에서 오픈하는 매장 규모를 대폭 줄였다. 프랑스 유통업체인 까르프는 중국이나 브라질 등 신흥국에서 인수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슈퍼마켓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크 듀크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수익을 달성한 것”이라며 “신흥시장 몇 곳에서 영업방식을 개선해 생산적으로 상품을 판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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