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송도신도시, 이 중에서도 ‘대치동’으로 불리는 국제업무지구(IBD) 1공구의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맹모(孟母)들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新 명문학군 형성…송도, 교육1번지로 ‘우뚝’
인천 송도가 ‘국제도시’에서 ‘교육도시’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는 경쟁력 있는 외국 학교들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도국제도시가 교육도시로 주목받는 중심에는 채드윅 국제학교가 자리한다. 이 학교는 미국 채드윅과 동일한 교육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어 서울 강남과 목동 등지의 맹모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채드윅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하는 미국의 비영리 독립 사립 교육기관이다. 지난해 SAT 평균 2095점으로 전체 미국 사립학교 중 2위를 기록했고, 최근 3년 졸업의 83%가 25위권 내 대학에 진학했을 만큼 교육 수준이 높다. 현재 국내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의 경우 비싼 등록금과 함께 재벌가의 자녀가 다닌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귀족 학교’로 불리고 있다.
사립 국제학교뿐 아니라 해송초·중, 신정중, 신송중 등의 공립학교들도 인천지역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송도가 교육1번지로 거듭나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인천지역 중학교 상위 5곳 중 3곳이 송도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교육재단이 설립을 계획한 송도 자율형 사립고도 교육도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이미 포항과 광양에서 12개의 유·초·중·고를 운영 중이다. 특히 송도자율형 사립고의 롤모델인 포항제철고는 매년 서울대 합격생을 30여 명 내외로 배출하고 있어 ‘서울대 양성소’로 불린다. 이 재단만의 독자적인 프로그램과 교육 철학, 운영 노하우가 더해질 경우 송도 자율형 사립고는 국내 최고 명문 고등학교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송도로 이전을 추진하는 학교들의 행렬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제물포고, 인일여고가 송도행을 희망한 데 이어 최근 박문여중·고가 송도 이전 승인신청서를 인천시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이외 홍익대, 한국외대 등 국내 유수 대학들도 송도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교육 업계 관계자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우수 학교들이 잇달아 송도 이전을 추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에듀 송도’로서의 입지를 엿볼 수 있다”며 “송도는 초·중·고를 비롯해 국내외 대학들의 설립이 줄을 잇고 있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교육환경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송도의 심장’ IBD 1공구…‘송도의 대치동’으로 불려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드는 IBD 1공구 주거타운도 송도가 ‘교육신도시’로 발돋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송도2교를 건너 컨벤시아대로 서북쪽에 위치한 1공구는 현재 3공구와 함께 송도국제도시의 심장 격인 국제업무단지(IBD)로 개발 중이다.
IBD는 송도·청라·영종 인천 경제자유구역 중 최초로 미국 게일사의 외자 유치를 통해 조성되는 부지다.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 아이타워(I-TOWER), OK센터, 송도컨벤시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센트럴파크, 아트센트, 리테일몰, 커낼워크 등의 핵심시설을 비롯한 각종 업무시설과 호텔들이 들어서게 된다. 지난 1월 말 기준 약 50%의 개발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이 중 IBD 1공구는 이달 ‘송도 더샵 그린워크3차’ 1138가구 공급과 함께 고급 주거타운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지역은 41만㎡ 규모의 센트럴파크를 끼고 있어 쾌적성이 뛰어나면서도 업무·상업시설을 통한 편의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채드윅 국제학교, 자율형 사립고(2015년 개교 예정)를 걸어서 통학할 수 있다는 데서 교육1번지 송도 내에서도 노른자위로 손꼽힌다.
인근 Y부동산 관계자는 “IBD 1공구는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의 대형 브랜드 아파트의 공급과 함께 중대형의 비중이 높아 송도 안에서도 고급 주거지로 통한다”며 “신정초·중, 명성초, 명성고(2013년 개교 예정), 국제학교, 자율형 사립고 등으로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데다 송도지역 다른 중·고등학교로도 배정이 가능해 1공구는 ‘송도의 대치동’으로 불린다”고 설명했다.
교육 호재 따라 부동산시장도 ‘들썩’
송도국제도시가 신흥 명문학군으로 부상하면서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교육여건이 좋고, 채드윅 국제학교가 인접한 IBD 1공구 내 아파트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것. 강남·목동 등으로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지만 통학 거리가 멀고, 시간도 오래 걸려 송도행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일선 현장의 목소리다.
송도 M부동산 관계자는 “개학을 앞두고 입주 문의가 집중되는 편이지만 요즘에도 꾸준한 편”이라며 “서울에서 셔틀버스로 통학하다 엄마와 아이가 먼저 집을 얻어 송도로 이사 오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3월 공급한 ‘송도 더샵 그린워크2차’ 계약자의 71%가 ‘교육환경’을 계약 동기로 꼽았다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교육 환경이 극대화되며 공급 과잉으로 인해 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 5월부터 분양한 ‘더샵 하버뷰II’와 ‘더샵 그린애비뉴’ 등의 입주로 매물 소화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달리 빠른 속도로 전세 물건이 소진되고 있다.
20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송도지역 3.3㎡당 전셋값은 올해 들어서만 433만원에서 479만원으로 10.8% 올랐다. 이 기간 인천시와 연수구 평균 전세가가 각각 3.4%, 4.0% 오르는데 그쳤다. 신규 분양도 점점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대우건설이 D24블록에서 공급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는 중대형으로 구성된 주상복합아파트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초기 계약률 70%라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건설이 1공구에서 분양하고 있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 1·2차’도 현재 80% 수준까지 계약률이 올라온 상황이다.
H부동산 대표는 “송도 교육환경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교육열이 높은 대기업 연구시설 종사자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들의 입주로 인해 또다시 송도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동안 전세 위주로 계약이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 매매나 분양권 거래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코노믹 리뷰 홍성일 기자 h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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