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6일 발생한 전력대란과 정부의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을 두고 정치권이 입장차를 보였다. 새누리당은 전력수급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주문한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고리 원전1호기 재가동 결정을 반대했다.
새누리당 박상주 부대변인은 오후 논평에서 "관측 이래 가장 긴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올 들어 예비전력이 처음으로 200만kW대로 진입,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며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수요가 급증한데다, 휴가를 마친 일부 산업체가 가동에 들어가며 전력수급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대변인은 "전력은 국가의 대표적인 인프라로, 전쟁 수준의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한 분야"라며 "안보위기 못지않게 재난과 재해, 국민의 삶에 필수적인 전력수급 등 역시 국가가 최우선시 해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에서 구멍이 생기면 당장 국민의 팍팍한 삶에 영향을 미치고 국가에 대한 총체적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대변인은 "정부는 1회용, 전시성 보여주기식 행사 같은 임시방편 대신 국민 모두에게 전력낭비 및 전력수급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려야 할 것"이라며 "온 국민이 절전을 하는데 적극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중장기적 수요 억제책을 더 정교하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확실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고리 원전 재가동 결정은 고리1호기의 직접 피해지역인 원전반경 30km 이내에 거주하고 있는 322만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철저히 외면한 조치"라면서 "부산지역 시민 71.5%의 폐쇄여론은 배제하고 도대체 어떤 대국민 이해도와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인지부터 분명하게 해명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우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재가동 배경으로 들고 있는 하계 전력 피크에 대한 대비도 안전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고리1호기의 재가동 명분이 될 수 없다"면서 "일본의 경우 52개의 원전을 모두 정지하고도 전력대란은 일어나지 않았고, 독일 등 유럽 선진국들도 탈핵에너지전환을 통해 불안한 에너지원인 원자력발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전력수요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심각한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원전만으로 해결하려는 우리나라 정부의 정책이 문제이며, 국민의 안전보다 원전재가동이 더 중요한 것인지 오히려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전력대란을 이유로 위험천만한 고리원전 1호기 재가동하려는 꼼수를 즉각 중단해야한다"면서 "단기적인 전력수급 문제는 국민적 참여를 통해 에너지절약과 수요분산, 타 전력공급방안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리1호기의 재가동 문제는 전 국민의 안전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차원에서 우선적으로 철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면서 "재가동 여부는 그 이후에 결정하여도 결코 늦지 않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 김제남 의원은 "연일 계속되는 혹서를 이유로 정부는 전력생산량의 1%에 불과한 고리1호기를 재가동해 국민의 안전에 빨간 불을 켜려하고 있다"며 "전력예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험천만한 고리1호기를 재가동해 국민의 안전과 맞바꾸기보다 과감한 수요절감 대책을 실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부지불식간에 100만kw급 신규원전(신고리2호, 신월성1호) 2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며 "전력예비율을 핑계로 불안한 고리1호기를 가동해야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미 한국은 세계 최대 원전밀집 국가"라면서 "정부는 즉각 고리1호기의 재가동 결정을 취소하고,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국회차원의 진상조사에 협조해야 하며, 고리 1호기 폐로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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