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차기 정부 정책방향 설문조사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글로벌 경기침체로 우리 경제의 저성장시대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수 국민들이 대선 후보들에게 원하는 정책방향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가 아닌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전국 20대 이상 성인남자 1011명을 대상으로 '차기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대선 후보들이 어떤 정책에 중점을 둬야하나'라는 질문에 국민들은 실질 소득과 연계되는 '물가 안정'(36.0%)을 가장 많이 원하고 있었다. 또한 소득의 근원인 '일자리 창출' 대책을 요구하는 응답자도 전체의 32.3%에 달했다.
반면 대선 국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제민주화'(12.8%)와 '복지 확대'(6.7%)에 대한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물가 안정에 대한 요구는 20대와 30대의 젊은 층, 대도시 지역, 소득 수준이 낮고 자산이 적은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고, 일자리 창출은 50대 이상과 20대, 자영업자, 서울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청년실업과 노인일자리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경제의 적정성장률'에 대해서는 '최소 4% 이상의 성장'(48.1%), '3% 대의 성장'(40.2%), '5% 이상의 고성장'(11.6%)의 순으로 응답했다. 미래 유망산업에 대한 질문에는 '바이오, 나노 등 신생제조업'이 전체 응답자의 40.0%를 차지했고, 이어 '차 전자 등 전통제조업'(26.1%), '문화, 관광 등 전통서비스업'(19.6%), '의료, 법률 등 지식서비스업'(14.3%)이 뒤 따랐다. 제조업에 대한 기대가 66.1%로 서비스업을 압도했다.
아울러 대선 후보들의 복지 공약은 '선거용'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대선후보들이 제시하고 있는 복지 공약에 대해 '선거용'(78.1%)이라는 응답이 '꼭 필요한 공약'(21.9%)이라는 응답보다 약4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대선 후보들이 '성장과 복지 가운데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국민들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44.3%), '선성장, 후복지'(41.9%), '선복지, 후성장'(13.7%)의 순으로 응답했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국내외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잠재성장률도 하락하는 시점에서 국민들은 차기 정부의 정책이 성장과 일자리에 맞춰지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에서 경쟁적으로 복지 공약과 경제민주화와 관련 대기업 규제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차기정부에서는 갈수록 낮아지는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다시 되살리고 고용률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들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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