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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쁜 세수 방어전… 국세청 '털고' 재정부 '조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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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수 억원의 추징금을 냈다는 얘긴 들어봤어도 화장품 브랜드 한 곳에 20억원이나 추징금을 물린 사례는 드물어요. 경기가 나빠 국세청이 작정하고 세무조사를 벌인다는 말도 나돕니다."


30일 화장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로 20억원의 추징금을 물게 된 화장품 원브랜드숍 1위 미샤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도 세무조사 대상이다. 회사 측은 "6년만의 정기 조사"라면서 의미를 축소했지만, 관련 업계는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일부 기획사들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SM과 JYP 등은 저마다 "우리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한류의 중심에 있는 특정 기획사와 가수가 시범케이스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정부가 세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높여잡은 세수 목표를 성장세가 받쳐주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 9월 예산안을 편성하며 기획재정부가 전제한 2012년 성장률 전망치는 4.5%다. 이 숫자는 이후 3.7%로 조정됐다 3.3%까지 후퇴했다.

통상 성장률이 1% 떨어지면 세수는 2조원 정도 줄어든다. 성장률 전망치가 예산 편성 당시보다 1.2%포인트나 내려갔지만 정부는 세수 전망을 수정하지 않겠다고 했다. 2013년 균형재정 목표 역시 유효하다고 말한다.


정부의 예산안에 근거해 국세청이 잡아 놓은 올해 세입예산은 192조6000억원. 하지만 5월까지 국고로 들어온 세수는 연간 세입 예산의 47.3%인 91조1000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같은 기간(48.1%)에 비해 1% 남짓 뒤처진 실적이다.


재정부와 국세청은 "세수 전망은 보수적으로 잡기 때문에 성장률이 좀 떨어져도 세수 부족 사태가 벌어지는 일은 없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하반기 세수 전망이 불투명한 시점에 수 십억원 규모의 소액 추징 사례가 잦은 걸 우연으로 보긴 부자연스럽다. 쉽게 말해 먼지까지 탈탈 털고 있는 분위기다.


이현동 국세청장의 발언도 이런 정황에 힘을 싣는다. 이 청장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대외 여건 악화와 소비 위축으로 세수 여건이 녹록지 않다"면서 "하반기에 강도 높은 세수관리에 나서겠다"고 보고했다.


정부조차 급전을 당겨쓰는 형편을 고려하면 당국의 조급한 입장을 짐작할 수 있다. 정부가 돈줄이 말랐을 때 발행하는 재정증권 잔액은 7월 현재 7조30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이걸로도 모자라 한국은행에서 한 때 11조원이 넘는 단기 차입금을 빌려왔다. 합산하면 18조원. 정부가 끌어다 쓸 수 있는 돈의 법정 한도(20조원)를 코 앞에 두고 있다.


국세청의 세무조사와 병행해 재정부는 각종 비과세ㆍ감면 제도, 즉 조세지출 규모를 줄여 세수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재정부는 8월 세제개편안에 이런 의지를 최대한 반영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선심성 정책의 대표적인 형태인 비과세ㆍ감면제도를 예산안처럼 깐깐하게 심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를 위해 조세지출을 관리할 전담기구를 두고 매년 반복되는 연장 요구에 맞서 엄격한 성과 관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부처별 한도를 정하고 조세지출 편성을 위한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지난해 근로자에 대한 소득공제 등을 포함한 각종 조세지출 총액은 31조9871억원에 이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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